"한국판 툴루즈로" … 경남, 글로벌 첨단산업기지 '스타트'
하이테크 복합도시 잰걸음
2027년까지 1조9천억 투입
사천·창원·거제 3개 권역에
글로벌 방산클러스터 조성
방산부품연구원도 설립 추진
남해안 제2경제권 개발 위해
경남도, 부산·전남과 손잡아
프랑스 남서부 도시 '툴루즈'는 유럽 우주항공산업의 메카다. 에어버스 본사를 비롯해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 툴루즈 센터와 항공우주연구센터(ORENA)가 자리하고 있다. 우주 관련 기업 400개가 모여 있어 유럽의 우주기술 분야 스타트업들이 성장하는 도시다.
'로켓시티'라는 별명을 가진 미국 앨라배마주의 '헌츠빌'은 우주 및 미사일 방위시스템 개발의 중심지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마셜 우주비행센터와 레드스톤 아스널 군사기지가 있어 첨단 우주기술과 군사기술이 집약된 도시로 이름이 나 있다. 보잉, 록히드마틴 등 세계적인 방산기업들의 주요 시설이 집중돼 있다. 큐뮬러스 리서치 파크를 중심으로 산학연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500년 이상 무기 제조 역사를 자랑하는 러시아의 '툴라', 인도의 정보기술(IT) 산업 중심지이자 방위산업의 허브인 '벵갈루루' 등도 유명한 우주항공·방위산업 도시다. 이들 우주항공과 방위산업의 글로벌 도시에는 핵심 방위산업 관련 기관이나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또 대학, 연구소,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체계가 구축돼 있고 연구단지나 산업단지 형태로 기업과 연구소가 집적돼 있는 게 공통적 특징이다. 경남도가 유수의 글로벌 도시들처럼 우주항공산업과 방위산업 등 첨단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으면서 '하이테크 도시'로 변모한다.
사천에 들어선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우주항공클러스터와 우주항공복합도시를 건설하고 창원을 중심으로 한 전통기계산업을 첨단 방위산업으로 업그레이드해 미래 성장 엔진을 달겠다는 것이다.
먼저 우주항공산업이다. 우주항공청이 지난 5월 사천에 개청하면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경남도는 사천 우주항공청 설립을 마중물로 삼아 우주산업 클러스터, 미래항공교통 등 첨단산업 키우기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남 지역의 우주항공산업 인프라스트럭처는 충분하다. 경남은 국내 우주 분야 생산액의 43%, 항공 분야 생산액의 70%를 차지한다. 관련 기업과 종사자가 60%를 훌쩍 넘을 정도로 우리나라 우주항공산업의 최대 집적지다.
경남도는 툴루즈를 모델로 삼아 우주항공 산학연 클러스터와 우수한 정주 환경을 갖춘 복합도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주항공복합도시는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 유치, 컨벤션센터 건립 등을 통해 우주항공 산학연이 집적화된 생태계를 조성한다. 또 사천공항의 국제공항 승격, KTX 노선 신설, 남해고속도로 확장 등 교통 인프라 확충도 이뤄진다. 여기에 미국 NASA의 11개 지역센터와 같이 우수한 교육·문화·주거 환경이 조성된다.
경남도는 사천을 넘어 경남 서부권 전체의 발전을 위해 '우주항공복합도시권 광역발전계획' 수립도 검토하고 있다.
경남도는 방위산업을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삼고 2027년까지 1조90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방산기지로 만든다.
방산 생산 규모를 15조원으로 확대하고 독일 등 수입에 의존하던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을 75%까지 높일 계획이다. 도는 지역별·산업별 방산 클러스터 조성에 나선다. 첨단산업 전환을 위한 방산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3개 권역(지상무기, 항공우주, 함정) 중심의 산업별 육성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상무기는 창원과 함안, 항공우주는 사천과 진주, 함정은 거제와 진해 등 3개 권역을 중심으로 방산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특히 400여 명 규모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방산부품연구원(가칭)을 설립해 부품 국산화와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또 방산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국립창원대와 협력해 대학원 과정을 개설하고 방위산업 연구 및 인력 양성에도 집중한다. 도는 경영안정자금과 시설설비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연간 200억원 규모의 방위산업육성자금과 500억원 규모의 방산기술혁신펀드를 조성해 방산기업 육성에도 나선다.
경남도는 부산, 전남도와 손잡고 남해안권을 수도권에 맞선 대한민국 제2 경제권으로 만들기 위해 남해안권 종합개발에도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입해 관광·산업 인프라를 확충하고 국가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경남도는 남해안권 종합개발 계획이 완성되면 '동북아 5위 경제권 진입' '2시간대 통합생활권' 등 새로운 대한민국 성장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남도는 남해안권 종합발전을 실행하기 위해 선결 과제인 '남해안권 발전 특별법' 수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남해안권 발전 특별법은 한려해상국립공원, 수산자원보호구역, 보전산지 등으로 묶여 있는 남해안의 규제를 완화하는 게 골자다.
경남도는 올해부터 이들 산업과 관련한 '핀셋 투자 유치'에도 나선다. 우주항공·방산 등 전략산업과 남해안 관광 개발 분야에 8조원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광레저 분야와 전략산업 분야를 나눠 맞춤형 투자 유치에 나선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경남은 우주항공과 방위산업의 풍부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한국의 기계산업을 이끈 경남을 '글로벌 첨단산업 기지'로 변모시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창원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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