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양책 이어 청년실업 대책·현금지원책 발표 …5% 성장·사회안정 안간힘
중국이 시중은행 유동성 공급 등 경기부양책에 이어 저소득층을 위한 현금 지원 정책과 청년실업 대책을 내놓았다. 당정이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사회안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26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취업 우선 전략 실시와 고품질 완전고용 촉진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중국 당정은 “구조적 취업 모순(문제) 해소를 중점으로 삼고, 대규모 실업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마지노선으로 삼아 노동자의 일자리 안정과 소득 합리화 등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정은 대학 졸업생 등 청년층과 제대 군인, 농촌 노동자, 빈곤층은 취업 지원 ‘중점 집단’으로 분류했다. 제대군인의 창업을 지원하고, 졸업 후 2년 안에 취업하지 못한 사람이 플랫폼 배달원 등 유연 고용 형태로 취업하면 일정한 사회보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당정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안정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국유기업에 금융과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호구, 신분, 지역 등에 따른 취업 차별을 개선하고 임금소득 분배를 개선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중국 재무부와 민정부는 같은 날 국경일 연휴 전에 빈곤층과 고아를 포함한 소외계층에게 사회보장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중앙TV(CCTV)는 “지방 당국은 인민공화국 수립 기념일인 10월 1일 전에 목표 수혜자에게 기금이 도달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는 당과 정부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사랑과 보살핌을 보여주기 위한 것”고 보도했다.
상하이시는 5억위안(약 947억원)의 소비 쿠폰을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소비 쿠폰은 9월 말~12월 초까지 두 단계 나눠 지급되며 호텔·레스토랑 이용과 영화 및 스포츠 경기 관람에 사용할 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구 2500만명의 중국 최대 경제 도시인 상하이시가 내놓은 5억위안 소비 쿠폰 계획이 베이징·광저우·톈진 등 여타 주요 도시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전했다.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인 상하이의 지난 6월과 8월 소비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9.4%, 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련의 조치들은 중국 당국이 올해 들어 가장 큰 부양책을 발표한 다음에 나왔다. 중국 당국은 지난 24일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90조원)을 제공하는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 안팎’ 달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당국이 다급하게 부양책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13일 간쑤성 란저우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하반기 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당정의 조치에는 경제가 좀처럼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청년실업률이 치솟는 상황에서 위기감도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재학생을 뺀 16∼24세 청년 실업률은 지난달 18.8%로 지난해 통계작성 방식 변경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촌 지역은 실업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뉴욕에 본사를 둔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의 중국 연구 담당 상무이사인 네오 왕은 특히 일련의 현금지원 조치를 두고 “명절 전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중국의 부양책은 몇 차례 더 나올 수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26일 시 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고 금융 완화에 이어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민생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시사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앙정치국은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결코 변화가 없지만, 현재 경제 운영에는 일부 새로운 상황과 문제가 나타났다”면서 통화와 재정 등 필요한 수단을 모두 활용해 상황을 타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앙정치국은 특히 “중·저소득 집단의 소득을 높이고, 소비 구조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https://www.khan.co.kr/world/china/article/202408251648011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409131638001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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