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맛’으로 무장했다...핫플 된 대학 축제 ‘만학도 주막촌 '
만학도 증가로 대학 축제 새로운 모습 생겨나
지난 25일 오후 6시 가을축제가 한창인 대구대 경산캠퍼스 성산대로. 각 학과에서 만든 30개가량의 주막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주막을 운영하는 학생들은 학과 선·후배와 교수, 친구들을 상대로 ‘지인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별다른 영업활동 없이도 학생과 지역주민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핫플’이 하나 있었다. 만학도인 성인학습자 230여 명이 재학 중인 대구대 글로컬라이프대학이 운영하는 주막이다. 이곳에서는 20대 대학생 중심의 다른 주막과 달리 50~60대의 엄마 대학생들이 숙련된 손맛으로 부추전과 오징어 무침회, 두부김치, 떡볶이 등의 음식을 선보이고 있었다. 가격도 5000원에서 1만 원 사이로 저렴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들과 딸 또래의 젊은 대학생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늦은 나이에 함께 대학을 다니는 동기들과의 추억을 쌓기 위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 주막을 책임지고 있는 대구대 글로컬라이프대학 학생회장인 이상진(64·실버복지 복지상담학전공4)씨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자식과도 같은 학생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면서 축제를 함께 즐기고, 좋은 추억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학과에는 만학도로서 공부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다들 요리에는 일가견이 있다. 또래 학생들이 맛있다고 해주니까 힘든 줄도 모르겠다”고 웃어보였다.
이런 덕분에 20대 대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곳을 찾은 조민규(23·사회복지학4) 학생은 “축제 때 주막촌 음식은 겨우 먹을 정도인데 여기는 일반 가게에서 팔아도 될 만큼 맛이 좋고, 가격에 비해 양도 푸짐해 좋았다”고 말했다.
글로컬라이프대학 학생들은 이날 주막촌 운영을 통해 나온 수익금도 다음 달 체육대회의 단체 티셔츠 구입에 사용하는 등 학과 활동을 위해 쓸 예정이다. 또 이런 활동뿐만 아니라 매년 동해안 지역 해변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는 등 사회 봉사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양흥권 대구대 글로컬라이프대학 학장은 “100세 시대 평생교육이 활성화되면서 대학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고, 이러한 변화 속에서 20대 학생들과 만학도들이 함께 축제를 즐기는 것은 대학의 새로운 모습”이라며 “축제에서의 소통과 교감을 통해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고 세대공감의 폭을 넓히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 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대구대는 성인학습자의 평생학습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교육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의 지원을 받아 성인학습자(만학도) 중심 대학을 신설했다. 또 지난해에는 ‘2주기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 사업(LiFE 2.0)’에 선정돼 2년간 약 2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글로컬라이프대학(성인학습자 중심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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