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대출상품’ 미끼로 투자금 81억 빼돌린 일당

대전/우정식 기자 2024. 9. 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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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투자자 속여 2900억대 불법 투자금 모은 6명 송치
대전경찰청 청사 /대전경찰청

부동산 갭투자 실패에 따른 160억원대 손실을 해결하려고 불법으로 2900억대 투자금을 모으고, 이 중 8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인플루언서(유명인)와 전직 은행원 등 일당 6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대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대출 상담 전문 인플루언서 A(30대)씨를 구속 송치하고, 전직 은행원 B(30대)씨, 대부업자 등 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3월 말부터 10월까지 대부업체가 투자자들을 위해 운영하는 SNS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40여명으로부터 약 400회에 걸쳐 투자금 2950억원을 불법으로 모았고, 이 가운데 81억원 상당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아파트 등 부동산 120여채를 ‘갭투자’하며 친해진 A씨와 B씨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160억원가량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돈이 필요해지자, 단기 대출 상품인 브릿지론 형태의 대출상품을 만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자금을 모았다. 이들은 가짜 대출상품에 투자할 사람을 찾기 위해 ‘7일 만에 원금과 0.44%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미끼도 던졌다.

이들은 금융기관에서 마치 해당 대출상품을 승인한 것처럼 관련 서류도 위조해 투자자들의 의심을 피했다고 한다.

경찰은 유명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인플루언서 A씨가 적극적으로 투자를 설득했다고 밝혔다. A씨는 개인 운영 채널은 없지만, 금융 분야 유명 방송에 전문가로 활동한 인물이라고 한다.

이들은 범행 초기에는 돌려막기식으로 원금과 수익금을 제때 지급해 투자자들을 안심시켰지만, 시간이 갈수록 투자금 반환이 늦어지고 일부는 돌려주지 못하면서 범행이 들통났다.

이들이 투자자들에게 돌려주지 못한 투자금 81억원은 갭투자한 부동산의 임대 보증금 반환, 생활비 등으로 쓴 것으로 파악됐다.

신승주 대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은 “유명 인플루언서가 홍보하거나 금융기관 명의의 서류가 있더라도 가짜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며 “고수익 보장 홍보나 SNS 등을 통한 비대면 투자 권유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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