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퇴사한 ‘AI 천재’ 3조6000억원 들여 재고용”

WSJ “과거 구글 AI 챗봇 ‘미나’ 개발한 샤지르 재영입”
“샤지르, 구글 ‘제미나이’ 차세대 버전 개발 이끌게 돼”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 시각)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구글이 천문학적 자금을 들여 퇴사한 '천재' 직원을 재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 로이터 통신=연합뉴스

빅테크(대형 IT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분야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구글이 천문학적 자금을 들여 퇴사한 '천재' 직원을 재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 시각)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지난달 초 AI 스타트업 '캐릭터.AI'(이하 캐릭터)와 27억 달러(한화 약 3조6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구글이 이번 계약을 체결한 명목적 목적은 기술 라이선스에 있지만, 주목적은 창업자인 노엄 샤지르를 재고용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샤지르는 구글과의 계약을 통해 자신의 회사 보유하는 동시에 수억 달러를 벌게 됐다. 2000년 구글에 입사한 샤지르는 2017년 구글 재직 당시 생성형 AI 기술의 토대가 된 주요 논문을 공동 발표했다. 또, 그가 개발했던 '미나'란 이름의 AI 챗봇은 구글의 기존 검색엔진 서비스를 대체할 주요 수입원으로 떠올랐지만, 사 측은 당시 안전성 등을 이유로 이를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샤지르는 2021년 구글을 퇴사해 캐릭터를 창업한 후, 과거 구글이 AI 개발에 있어 지나치게 위험 회피적이라고 발언하며 퇴사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 구글은 2022년 출시된 오픈AI의 챗GPT와 비슷한 AI 챗봇을 먼저 개발하고도, 안전성 등을 이유로 출시를 미루다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지적을 받았다.

캐릭터도 MS를 비롯한 빅테크와의 경쟁 격화와 높은 개발 비용 등으로 고전했고, 친정인 구글은 이런 캐릭터의 상황을 이용해 샤지르 영입을 추진해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샤지르는 현재 구글에서 부회장 직함을 달고, AI 모델인 '제미나이'의 차세대 버전을 이끄는 3인 중 한 명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영입 작업을 이끈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이 기존에는 AI 애플리케이션 사용에 지나치게 소극적이었지만, 지금은 최대한 빨리 개발·출시하고 있다며 샤지르의 복귀에 대해 "굉장하다"고 반응했다. 다만, 샤지르 측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구글도 샤지르에 대한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고 WSJ은 전했다.

경쟁 격화 속에 구글뿐 아니라 MS와 아마존도 올해 들어 스타트업과의 기술 라이선스 계약 방식으로 인재를 영입했는데,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비용 지출이 과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