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내재화 중국 그들이 온다 ‘LFP배터리 기술 고도화 시급한 이유’[손재철의 이차]

손재철 기자 2024. 9. 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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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부터 중국 전기 승용차 한국 진출이 가속화될 예정인 가운데 ‘배터리’ 기술 개발 고도화가 이어져야 한다. 특히 중저가 전기차 EV 개발을 위해선 리튬이온 대비 안전하고, 상대적으로 제조, 생산, 공급가격 경쟁력이 좋은 ‘LFP배터리’ 부문에 완성차, 배터리 제조사간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그 만큼 막대한 대륙발 자본을 등에 업고, 밀려올 중국 전기차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인 것이다.



중국 BYD, CATL 등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한국 내수마켓에 대한 우회진출이 이미 시작됐고, 나아가 중국 EV 승용차 진입까지 올 연말 시작된다면 대응책이 필요하지만 마땅한 방어방법은 전무한 상태다. ‘중국 기술이 되레 일부 영역에선 우수하고, 가격 경쟁력’이 높을 수 있어서다.

이런 고민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내수 메이커는 리튬이온(NCM) 배터리를 주로 쓰는 고성능 차량 개발, E-GMP 배터리 전용 플랫폼을 수천억을 들여 만든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올 하반기부터 LFP를 더한 BYD 승용차 국내 진출이 일부 딜러 채널을 통해 확정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중국 BYD 등이 자체 ‘배터리 내재화’를 등에 업고, 판매 가격 파괴 전략을 펼칠 경우, 국내 EV 시장은 대변화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이미 중국산 LFP 배터리를 넣은 가격경쟁력이 높은 EV 차량들을 선보여 한국 정부가 주고 있는 ‘배터리 보조금’을 가져가고 있는지도 이미 오래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만든 E-GMP. 고성능, 주행항속거리가 우수한 EV 차량 개발에 적합하다. 사진 | 현대차제공


늦었지만, 기술 공유하고, 협업 잇따라야 LFP 배터리 왜 주목 받나


일단 현대차,기아는 LFP 배터리에 대한 기술 개발력을 늦엇지만 전방위로 키워 나간다. 현대제철·에코프로비엠과 협력해 전구체 없는 직접합성법 기술도 고도화한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이 같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극재 기술 개발 과제를 위해 현대제철·에코프로비엠과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고 26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현대제철,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극재 기술 개발 과제에 착수한다. 전날 대전광역시 동구 선샤인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현대차·기아 전동화구동재료개발실 정순준 상무(사진 오른쪽), 현대제철 선행개발실 임희중 상무(사진 왼쪽), 에코프로비엠 연구기획담당 서준원 전무 등이 참석해 향후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협력은 LFP 배터리 양극재 제조 시 전구체1 없이 직접 재료를 합성하는 기술 개발을 목표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원하는 ‘LFP 배터리 기술 개발’ 과제로 향후 4년 동안 진행된다. 지금 당장, 중국 전기차 진입 대응 방법을 찾기 보다 미래 기술력을 원천적으로 키워 나간다는 방향성이다.

25일 대전광역시 동구 선샤인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현대차·기아 전동화구동재료개발실 정순준 상무, 현대제철 선행개발실 임희중 상무, 에코프로비엠 연구기획담당 서준원 전무 등이 참석해 각 사 연구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테슬라는 이미 중국산 LFP 배터리를 넣은 가격경쟁력이 높은 차량들을 선보이고 있는지 오래다.


일반적으로 LFP 배터리의 양극재는 인산염, 황산철 등을 합성한 전구체에 리튬을 첨가해 생산한다.

이번 협력을 통해 확보하고자 하는 직접합성법은 별도의 전구체를 제작하지 않고 인산, 철(Fe) 분말, 리튬을 동시 조합해 양극재를 만드는 기술이다. 전구체를 만드는 단계가 삭제돼 공정 중 발생하는 유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생산 비용 또한 절감이 가능하다.

직접합성법을 통한 효율적인 양극재 생산을 위해서는 불순물이 없고 균일한 입자의 원료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현대차·기아는 현대제철과 함께 국내 재활용 철을 가공한 고순도 미세 철 분말 공정 기술을 개발한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를 활용해 직접 합성 LFP 양극재 개발에 나선다.



더욱이 이 공법을 활용한 LFP 양극재는 성능향상을 통해 저온에서 우수한 충∙방전 성능과 함께 급속충전 기술 구현도 가능하도록 개발한다는 목표다.

이번 과제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LFP 배터리 제조가 가능성도 있다.

특히 현재 양극재 전구체의 대부분은 일부 국가에서만 생산하고 있어 수입 의존도가 높지만, 직접합성법을 적용하면 국내 생산망을 활용한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 구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력은 배터리 소재 분야 기술 확보를 위해 ‘자동차-이차전지-제철’ 등 각기 다른 산업이 힘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현대차·기아 측은 설명했다.

중국 BYD가 만든 전기 SUV. 배터리를 자체 개발한 이후 ,전기차를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배터리 기술 개발과 효과적인 재료 공급망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과제를 통해 해외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필요 기술을 내재화해 국가와 현대차그룹의 기술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LFP 배터리, NCM 대비 실제 안전한가? 주행거리 아닌 안전이 ‘우선’


그렇다면 이 같은 LFP배터리가 왜 재차 이목을 받게 된 것일까?

일단 소재나 패키지 내부에 모듈화된 블레이드 특성적 물성(물리적 성질)으로 단락(전기쇼트)이나 충전 시스템 과부하로 인해 발생한 화재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외부 충격 면에선 LFP배터리가 ‘열폭’ 현상이 리튬이온 대비 극히 낮기 때문에 주행가능거리에서 손해를 보지만 시선을 얻고 있다.

KG 모빌리티 배터리 패키지 모습. 내부엔 모듈식으로 들어간 중국 BYD의 LFP 배터리셀들이 들어가 있다.


이는 초장기 LFP배터리를 두고 ‘주행가능거리가 짧다’, ‘고급 배터리가 아니다’ 등의 기울어진 편견으로 국내에선 ‘중국발 배터리’로 혹평 받은 것과 비교하면, 180도 바뀐 시장의 반응들이다.

실제 전기차 화재 발생 사례에서도 LFP 배터리는 화재 진압이 리튬이온 대비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에 이뤄지기에 LFP 배터리 안전성은 우위 평가들을 얻고 있다.

부산 북구 강변도로 주행 도중, 추돌로 인해 발생한 차량화재 사고 진압 모습. 사진ㅣKG모빌리티


대표적인 경우가 중국의 BYD에서 LFP 배터리 모듈 및 패키지를 공급받아 이를 승용차에 장착해 지난해 첫 선을 보인 KGM의 토레스EVX 전기차다.



이 모델은 지난해 부산에서 주행 도중 차량 후미를 추돌 당하고 ‘화재’가 발생됐지만 대형사고는 면했다. 빠른 시간 내 소방으로 초도 화재를 빠르게 잡은 것도 주효했지만 이 과정에서 ‘화마의 불길’이 배터리 내부까지 이어지지 않은 것이 주목할 점이다.

토레스 EVX 하부에서 뜯어낸 해당 화재 사고 차량의 BYD의 LFP 블레이드 배터리패키지 모습. 사진ㅣKG모빌리티


당시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부산 북구 강변도로를 달리던 ‘토레스 EVX’ 후미를 뒷따라오는 승용차가 추돌한 직후 발생했다. 화재가 토레스 EVX까지 옮겨졌지만 하부에 깔려 있던 LFP ‘배터리 패키지’는 후미 쪽에 위치한 부분만을 불태웠고 전륜 쪽 앞쪽 배터리 패키지 외관은 손상이 없었다.

불탄 토레스 EVX의 바디 하부에서 내린, 배티리 패키지 상부를 뜯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모듈들이 손상이 없다.


당시 2대 차량 화재는 총 26분 만에 진압이 됐다고 알려지고 있다. 또 배터리패키지 내부의 각각의 모듈 안쪽에 위치한 최종 배터리쉘 손상은 없었다. 이는 KGM 부산서비스센터에 입고해 소방당국과 함께 배터리를 탈거한 뒤 확인조사 절차 이후 얻은 결과다. 중국 BYD의 최신 기술로 만든 ‘블레이드방식’의 LFP 배터리패키지를 사용한 것이 2차 화재를 막는데 주효했다고 보는 이유다.



이처럼 LFP배터리 안전성 및 기술 고도화 필요성을 두고 국내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수 년동안 LFP를 연구했다”며 “이어 경쟁력이 높은 LFP 배터리 생산능력을 지니게 된 것이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도 리튬이온 배터리만 고집하지 말고, LFP의 주행 항속거리를 늘리는 기술로 승부한다면, 한국도 (기술 우위)가능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파라시스에너지에서 만든 NCM셀을 넣어 판매한 1억원 짜리 벤츠 EQE의 이번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내 대형 화재사고를 거울 삼아, LFP인산철 안전성을 다시 바라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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