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은 주담대·고려아연은 CP…'영끌' 전략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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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임박한 가운데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의 자금 동원 방식을 보면 서로 다른 방식을 택했다.
영풍은 보유 중인 고려아연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MBK에 돈을 빌려주는 방식을, 고려아연은 시장에서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어음(CP) 방식을 각각 택했다.
영풍이 주식담보대출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고려아연 지분 25.4%를 보유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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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주식담보대출받아 MBK에 자금 대여
고려아연, 첫 CP 발행…빠른 자금 조달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임박한 가운데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의 자금 동원 방식을 보면 서로 다른 방식을 택했다. 영풍은 보유 중인 고려아연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MBK에 돈을 빌려주는 방식을, 고려아연은 시장에서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어음(CP) 방식을 각각 택했다. 두 곳 모두 '영끌'에 나선 셈이다.
지난 25일 영풍은 이사회를 열고 단기차입금을 최대 3000억원 더 늘리기로 결정했다. 영풍의 금융기관 차입금은 지난 24일 기준 1717억원에서 4717억원으로 불어난다. 현재 빚보다 2배 가까이 더 많은 새로운 빚을 내는 셈이다.
이번 대출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525만8797주 중 169만4916주를 담보로 하는 주식담보대출이다. 대출 금융회사는 NH투자증권으로,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NH투자증권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에 합류한 셈이다.
영풍은 빚으로 마련한 3000억원을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빌려줬다. 대여기간은 내년 9월25일까지로, 이자는 5.7%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이 자금을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사용한다. 26일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렸는데, 이 인상분을 영풍을 통해서 마련한 것이다.
영풍이 주식담보대출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고려아연 지분 25.4%를 보유한 덕분이다. 장형진 고문 등 영풍 총수 일가의 주식까지 합치면 우호지분은 33.13%까지 늘어난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주식담보대출을 받기는 쉽지 않다. 최 회장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1.84%에 머물고, 일가의 흩어진 주식까지 모으더라도 지분은 15.65% 수준이다.
사실상 총수 일가의 대출이 막힌 고려아연이 꺼낸 카드는 기업어음(CP) 발행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CP를 발행해 2000억원을 확보했고, 오는 27일 2000억원 규모의 CP를 추가로 발행할 계획이다. CP를 통해 4000억원을 조달하는 것이다.
고려아연이 CP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P는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금융상품으로, 회사채와 달리 발행절차가 간소하고 이사회 결의 없이 대표의 직권으로 발행이 가능하다. 시장에서 담보없이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고려아연의 연결 재무제표를 보면 지난 6월 기준 1년 이내에 갚아야하는 '유동성사채'는 119억원에 불과하다. 이 유동성사채도 지분 52.21%를 보유한 종속기업 아크미디어가 보유한 사채다. 고려아연이 발행한 유동성 사채는 없다.
자금 사정이 넉넉한 고려아연이 처음으로 CP 시장에 손을 내민 것은 공개매수를 앞두고 자금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아연 측은 CP 발행 목적이 운영자금을 위해서라지만 업계에선 경영권 방어에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준형 (wh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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