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고삐 죄는 SK온, 첫 희망퇴직 실시…자기 계발 지원 무급휴직도
배터리 업체 SK온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최대 2년간 학비를 지원하는 ‘자기 계발’ 무급휴직도 시행한다. SK온이 희망퇴직과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것은 2021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위기를 극복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이날 전 구성원에게 희망퇴직과 자기 계발 무급휴직 관련 ‘뉴챕터 지원 프로그램’을 공지했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는 지난해 11월 이전 입사자로 확인됐다. SK온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연봉의 50%와 단기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기 계발을 위한 무급휴직도 실시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위 과정(학·석·박사)에 진학하는 구성원은 2년간 학비의 50%를 지원받는다. 직무와 관계가 있는 학위를 취득한 후 복직하면 나머지 50%까지 지급할 예정이다.
SK온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으로 사업 성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경영 효율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기 계발을 원하는 구성원에게 최선의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K온은 2021년 10월 출범 이후 2년 만에 글로벌 톱5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했다. 출범 초인 2021년 4분기에 매출 1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연간 매출액이 2022년 7조6000억원, 지난해 12조9000억원 등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직원 수도 1512명에서 3593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 여파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공장 가동률 하락, 헝가리 신규 공장 가동으로 인한 초기 비용 증가 등으로 올해 2분기 영업손실 4601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이래 11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하이브리드 차량 등으로 ‘우회’가 가능한 완성차 업계와 달리 배터리 업계는 캐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SK온은 지난해 말부터 임원의 해외 출장 시 이코노미석 탑승 의무화 등을 시행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흑자 전환 달성 시까지 모든 임원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임원 대상 각종 복리후생 제도와 업무추진비도 대폭 축소했다. SK온은 이 같은 원가 절감 활동을 토대로 올 하반기 중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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