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동아리에 의사도 엮였다…약에 취한 채 환자 7명 수술 집도

서울남부지검. /사진=뉴스1

서울대 등 주요대학 연합동아리 회장으로부터 마약을 구입해 투약한 의사와 코스닥 상장사 임원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의사는 마약 투약한 날 수차례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남수연)는 대학 동아리 회장 염모씨와 의사 A씨, 코스닥 상장사 임원 B씨 등 7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마약 유통·판매 혐의로 재판을 받던 염씨와 동아리 부원들은 마약 매매·투약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11월 3차례 염씨에게서 마약을 구입해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투약 당일 오후 병원에서 환자 7명에 대한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투약한 마약은 MDMA(엑스터시)와 대마다. 엑스터시는 효과가 최대 6시간 지속되며 체내에 최장 24시간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마의 경우 효과가 10시간 지속된다.

검찰 조사결과 A씨는 마약을 구매하기 위해 새벽에 약 30㎞를 운전해 염씨의 주거지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금으로 마약을 샀으며 투약 후 강남 소재 클럽에서 유흥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지난 7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두 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0년 태국에서 마약을 들여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유예 기간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염씨 계좌에 마약 구매대금으로 보이는 돈이 수차례 입금된 것을 보고 수사를 확대했다. 이후 A씨와 B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포렌식, 계좌·코인·통화내역 등을 분석해 혐의를 특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죄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마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