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등 고소득 사업자들, 매년 평균 3억씩 소득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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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3.10.23. lmy@newsis.com /사진=이무열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사업자들이 최근 5년간 올린 전체 소득 가운데 약 3분의 1 정도를 과세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연평균 2억8000만원 정도에 달하는 소득을 숨긴 셈이다. 국세청이 이들을 적발해 미신고 소득을 대상으로 과세했지만, 실제 징수한 세금은 전체 부과액의 63%에 불과해 세무조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고소득 사업자 3275명이 올린 총소득은 12조4902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정작 이들이 국세청에 신고한 소득은 7조8353억원으로, 실제 벌어들인 소득 중 4조6549억원을 빠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1인당 평균 14억2000만원, 연평균 약 2억8400만원씩 덜 신고한 셈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고소득 사업자'란 세법상 용어는 아니지만 개인사업자 및 가족 등 소수의 주주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개인사업자와 유사한 법인 중 각 업종별 상위 사업자를 뜻한다. 고소득사업자 중 전문직은 의사, 변호사 등 전문자격사를 포함한다. 국세청은 고소득 사업자에 대해 FIU(금융정보분석원) 정보, 탈세제보 등 과세 인프라를 바탕으로 신고내용을 매년 분석해오고 있다.

고소득 사업자 세무조사 실적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808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 총 1조1172억원의 미신고 소득을 적발했다. 미신고 소득액은△2020년에는 9162억원(세무조사 대상자 639명) △2021년 9109억원(638명) △2022년 7859억원(615명)으로 나타났다.

2020년 세무조사 대상이 줄어들어 미신고 소득 적발액도 점차 낮아졌으나 적발액은 지난해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565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신고 소득금액은 총 9247억원으로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었다. 1인당 미신고 소득액은 16억4000만원으로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세청은 이들 고소득 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미신고한 소득을 대상으로 총 2조2594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이는 1인당 6억90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중 국세청이 징수한 세금은 1조4179억원으로 전체 부과액의 62.8%에 불과했다. 전체 부과세액 중 8415억원을 징수하지 못한 것이다.

또 고소득 사업자 중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 결과 최근 5년간 585명이 벌어들인 소득은 2조772억원, 이들이 미신고한 소득은 482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이는 1인당 8억2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국세청은 이들에게 총 2464억원 세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이중 이들이 납부 한 세금은 1874억원으로 징수율이 76.1%에 불과했다. 고소득 사업자 및 전문직의 반복적인 소득 누락과 세금 징수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기상 의원은 "고소득 사업자와 전문직들의 미신고 소득이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지만 정작 징수율을 그에 못 미치고 있다"며 "성실하게 납세하는 납세자들에게 상실감을 주는 행위를 근절하고 조세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세금 징수율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