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1위’ 삼성의 가을야구가 기대되는 이유…김영웅-박병호 신구 거포의 조합
삼성은 올시즌 압도적으로 팀 홈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83홈런으로 2위 NC(169개)와 큰 격차를 보인다.
한 명의 선수가 특출나게 많은 홈런을 친 것이 아니다. 리그 홈런 순위 중 5위권 안에 들어가 있는 선수는 33홈런을 친 구자욱 한 명 정도다.
대신 20홈런 이상을 친 타자들이 4명이다. 구자욱과 김영웅(28홈런), 박병호(22홈런), 이성규(21홈런) 등이다. 강민호도 19홈런으로 1개의 홈런만 더하면 20홈런 대열에 등극한다. 이처럼 타선에 있는 선수들이 고루고루 홈런을 친 결과가 팀 홈런 1위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삼성은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은 물론 플레이오프 직행에까지 성공했다. 삼성이 가을 잔치에 함께하는 건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3년 전에는 아쉽게 물러나야했던 삼성이지만 올해 가을야구에서는 장점인 장타를 많이 쏘아올린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법 하다.
특히 2003년생 김영웅과 1986년생 박병호의 신구조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2022년 입단해 지난해까지 두 시즌 동안 좀처럼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던 김영웅은 올시즌에는 자신의 잠재력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개막 후 한 달 동안 31경기에서 타율 0.283 7홈런 18타점 등을 기록하며 홈런을 몰아치더니 매달 꾸준히 장타를 쏘아올렸다. 5월 초에는 선배들을 제치고 삼성의 4번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제 김영웅은 삼성 타선에서는 빠질 수 없는 선수다.
지난 25일 대구 키움전에서는 멀티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7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영웅은 3-1로 앞선 4회 키움 하영민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키움이 6회 2득점을 내 4-3까지 쫓기자 8회에는 추격의 의지를 꺾는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1사 후 동갑내기 ‘절친’ 이재현이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키움 김동욱의 5구째 포크볼을 공략해 우월 2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덕분에 삼성은 6-3으로 승리했다.
개막 초반이었던 4월24일 LG전에 이은 올시즌 두번째 멀티 홈런이었다. 김영웅으로서는 가을야구를 앞두고 장타력을 점검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기존 홈런 타자의 대명사인 박병호와 포스트시즌에서 낼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높아진다.
박병호는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다. 2012~2015년, 2019년, 2022년 등 홈런왕을 6차례나 차지했다. 이는 KBO리그 최다 기록이다. 4년 연속 홈런왕 기록도 유일하다. 지난 4일 대구 두산전에서는 역대 3번째 400홈런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박병호는 올시즌 초 KT에서 출전 기회가 점차 줄어들자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5월말 삼성과의 1대1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이적 후 4경기에서 3홈런을 쏘아올리면서 홈런 타자로서의 위용을 자랑했다.
이후에는 다시 부진하기도 하고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치는 등 침체기를 잠시 겪었지만 8월 23경기서 7홈런을 쏘아올리면서 다시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적 직후 박병호가 가장 주목한 삼성의 젊은 타자는 김영웅이었다. 박병호는 “김영웅이 중심 타선에서 활약 중인데 어린 선수들이 생각보다 빠르게 자기 자리를 찾아갔다”라고 했다. 이제 박병호는 김영웅에게 정성스런 조언도 해주는 선배의 역할도 한다.
박병호는 가을야구에서의 경험도 많다. 와일드카드결정전만 6경기, 준플레이오프는 22경기, 플레이오프는 17경기, 한국시리즈는 15경기나 뛰었다. 가을야구에서 친 홈런 개수도 13개나 된다. 삼성에는 젊은 선수들이 전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가을야구에서 박병호의 노련함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신예 홈런 타자인 김영웅과 베테랑 홈런 타자인 박병호가 홈런을 쏘아올린다면 삼성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것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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