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전문가들, 거래소 밸류업 지수에 갸우뚱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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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을 고려하면 국내상장사들의 주가가 선진국들에 비해 오히려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본격적으로 밸류업지수도 공개된 만큼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증시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식시장의 본질인 주주가치제고 그 자체에 집중해야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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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을 고려하면 국내상장사들의 주가가 선진국들에 비해 오히려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본격적으로 밸류업지수도 공개된 만큼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증시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식시장의 본질인 주주가치제고 그 자체에 집중해야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한국증시는 전세계 증시 중에서 저평가된 것으로 인식된다. 주가를 장부가치로 나눈값인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살펴보면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기업의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62배에 그친다. PBR값만 놓고보면 국내 자본시장의 주가는 청산가치 수준에서 10년가까이 횡보해온 셈이다.
이는 주주정책이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자본시장 밸류업 정책의 방향성' 리포트에서 "PBR값에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이 (자산가치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순자산, 수익성, 주주환원요소를 결합해 기업가치(B)를 산정할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받아도 할 말이 없을 만큼 상장사들의 주주정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선진국은 소수주주보호, 법집행강제성 등 일반주주보호를 위한 환경이 엄격하고 (이런 기준에서 보면 한국 상장기업 주가가) 더 냉정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4일 '코리아 밸류업지수'를 내놓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해당지수가 진정으로 주주가치제고에 힘쓰는 기업을 편입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된다.
거래소는 밸류업지수 편입기준으로 시장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5가지 요소를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시가총액 △PBR △ROE 등 정량적요소가 주요 판단기준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환원에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를 따지기보다 PBR과 ROE 값을 충족했는지 여부에 방점이 찍힌 셈이다.
수치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주주환원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밸류업지수에서 배제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최근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의사를 밝힌 KB금융과 삼성생명은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낮은 PBR을 기록했다는 이유로 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주주환원 측면에서 우수한 면모를 보였던 SK텔레콤도 배제됐다.
반면 여전히 실적이 부진한 엔씨소프트와 최근 지배구조재편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켰던 두산밥캣은 포함됐다. 밸류업지수는 배당성향 측면에서는 코스피200을 소폭 상회했지만, 배당수익률은 2.2%로 코스피200(2.3%)에 비해 낮았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지수의 종목 선정 방식이 고PBR, 고ROE로 단순하게 결정돼 정책방향에 부합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평가받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보인다"며 "규모나 비율이 아닌 시행여부만으로 기준이 설정돼 주주와의 소통 노력, 지배구조 개선 의지와 같은 정성적 요인도 평가받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주주가치제고라는 밸류업지수의 차별점을 잘 살리지 못하면 향후 수급을 끌어오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지수 종목군의 최근 순이익 증가율은 3.7%로 코스피200의 30.6%와 비교할 때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고PBR 위주의 밸류업지수를 추종하는 국내기관이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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