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해병대 채 해병 동기 전역…포항 추모 메시지 부스는 한산

▲ 채 해병 동기 1292기의 전역일인 26일 해병대예비역연대가 채 해병 추모 메시지 남기기 부스를 마련했으나 응하는 전역자가 없어 한산한 모습

지난해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채 모 해병의 입대 동기인 해병대 1292기 동기들이 전역했습니다.

해병대 예비역 연대는 오늘(26일) 오전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해병대 전역자들을 대상으로 동기 채 해병에게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해병대 전역자들은 부대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온 뒤 예비역 연대가 마련한 머플러 기념품을 받기는 했으나 메시지를 남기지는 않았습니다.

애초 해병대 예비역 연대는 채 해병 동기들로부터 메시지를 받고 함께 전세버스를 타고 대전 현충원으로 가 채 해병 추모행사를 열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전역한 해병대원들은 부담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부스를 피했고 자체적으로 기념사진을 찍거나 이야기를 나눈 뒤 자리를 떴습니다.

추모 메시지 부스에 마련된 메모장은 한 장도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채 해병 동기 1292기의 전역일인 26일 채 해병 추모 메시지 남기기 부스를 마련했으나 응하는 전역자가 없어 철거하는 해병대예비역연대

이에 예비역 연대 관계자는 마이크를 들고 전역자들을 향해 동기 죽음에 공감하지 못하는 해병대원에게 실망했다고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전역한 한 해병대원은 추모 행사에 참석하지 말라는 지침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교육받았다고 했고 다른 해병대원은 특별한 지침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전역자 대부분 채 해병과 관련한 기자들의 취재에 부담스러운 듯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해병대 관계자는 전역일 밤까지는 군인 신분인 만큼 전역 전에 보안 수칙이나 복장 등에 대해 일반적인 교육을 했지만 추모 행사와 관련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전혀 따로 언급한 적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