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27.수원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

경기일보 2024. 9. 2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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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특례시 영통구 삼성디지털시티에 위치한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은 전자산업의 역사와 삼성전자가 주도해 온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바일 등 정보 기술 분야의 발전 성과를 전시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전기의 발견부터 최신 스마트 기기에 이르기까지 전자산업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인류의 삶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왔습니다.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서는 이러한 전자산업 혁신의 역사와 미래를 전시하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뮤지엄의 명칭도 ‘Innovation Museum’으로 지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산업박물관인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을 안내하는 글이다.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은 전자산업을 개척하고 주도하는 삼성전자의 성과와 의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삐삐를 사용한 ‘X세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기에 태어난 ‘M세대’,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을 경험한 ‘Z세대’까지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을 찾으면 이 모든 세대가 사용했던 시대별 전자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은 2014년 4월21일, ‘과학의 날’에 문을 열었습니다.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은 삼성전자의 역사는 물론이고 전기의 발견부터 최신 스마트 기기까지 끊임없이 발전하는 전자산업의 역사와 혁신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입사 10년 차인 진호명 프레젠트의 설명에 귀를 기울인다. 은은한 조명을 받아 아늑한 전시실에서 처음 들려주는 것은 전기에 관한 이야기다. ‘삼성전자’라는 이름에서도 확인되듯 전기는 이 모든 전자제품의 시작이자 바탕이다.

리 디포리스트 오디온 3극 진공관. 윤원규기자

■ 세계 최초의 제품을 만든 비결을 찾아내다

“1880년, 수천 번의 실험 끝에 에디슨은 일본의 마다케 대나무를 이용해 1천200시간 지속되는 탄화섬유 필라멘트를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이것은 1879년 발명한 최초의 백열등입니다.” 다섯 개의 꽃술처럼 생긴 필라멘트가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우리의 삶을 바꿔준 발명가의 집념과 혁신적인 발명품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게 이어진다. 모양이 조금씩 다른 백열등이 여러 개 진열돼 있다. 밝고 오래가는 전구를 만들기 위한 발명가들의 열망과 집념이 빚어낸 흔적이다. 특이하게 생긴 저 병은 무엇일까. “1744년 발명한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용기인 레이던병입니다. 레이던병은 지금 사용되고 있는 콘덴서의 원형이라 할 수 있지요.” 미국 역사상 가장 다재다능했다는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의 초상이 반갑다. 번개가 전기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피뢰침을 발명했으니 이 공간에서 첫 번째로 만나야 할 인물이다. 1808년 최초의 전기등인 ‘아크등’과 1879년 토머스 에디슨이 발명한 백열등을 차례로 만난다. 1900년대에 생산된 백열등 여러 점도 전시하고 있다.

1관 ‘발명가의 시대’는 이처럼 우리의 삶을 바꾼 발명품과 발명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2관은 ‘기업혁신의 시대’를 다루고 3관은 ‘삼성전자 역사관’이다. 최초의 세탁기 앞에 선다. 1874년, 미국의 월리엄 블랙스톤이 아내의 생일 선물로 고안한 기계식 세탁기다. 손으로 돌리는 수동이지만 수고하는 아내를 위한 남편의 갸륵한 마음이 느껴지는 멋진 발명품이다. 약 30년이 지난 1911년, 미국의 메이텍이 판매가 가능한 전기세탁기를 출시한다. 물론 월풀이 개발한 자동 세탁기도 만날 수 있다.

1920년 출시된 진공청소기, 냉장고의 모양이 재미있다. 1930년대 라디오를 비롯해 희귀한 전자제품은 물론이고 흑백사진, 광고전단도 과학의 발전을 알려주는 유물이 재미를 더해준다. 안대를 두른 여성이 손으로 냉장고를 만져보는 그림은 어떤 사연을 담고 있을까. 옆에는 남편과 아이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사의 냉장고 광고 그림에도 가족 사랑이 깃들어 있다. 기술의 발전은 여성을 가정에서 해방시킨다. 세탁기와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을 발명한 덕분에 가사노동에서 해방된 여성들은 전자산업의 주역으로 성장한다.

흑백 TV부터 스마트 TV까지 디스플레이의 발전과 변천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윤원규기자

■ 인류를 위한 혁신 이야기를 보고 듣다

세계 최초의 텔레비전은 몇 대나 남아 있을까. ‘TELEVISOR’이라 새겨진 글씨, 손바닥보다 작은 화면이 재미있다. “당시 사람들은 TV로 무엇을 보고 싶어 했을까요.” 링을 비추는 화면에 권투선수와 심판의 모습이 보인다. “스포츠가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권투와 축구 같은 스포츠를 가장 보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삼성은 언제 TV를 생산했을까. “삼성 최초의 TV는 일본 산요와 합작해 개발한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생산한 지 두 달 만에 해외에 500대나 수출했다고 합니다.” 문을 여닫도록 디자인된 ‘삼성이코노TV’는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좋은 유물이다. “컬러TV, 세상에 색을 입히다”라는 광고문구가 신선하다. 최초의 컬러TV를 유심히 살펴본다. 부피가 크고 가격대가 너무 높아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컬러TV는 부의 상징이었다. 드디어 삼성이 ‘최초’의 제품을 많은 만든 회사임을 보여주는 전시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기존의 TV가 보여주지 못했던 1인치 더 보여주는 획기적인 제품, ‘명품 플러스 원 TV’도 있다. 이때부터 전시된 TV의 특징이 뚜렷하다. 화면은 커지고 몸체는 얇아지는 것이다.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 내부 전시실. 윤원규기자

이제 통신기술과 함께 발전한 모바일의 역사가 장엄하게 펼쳐진다. 워키토키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사용된 것으로 1943년 제작한 제품이다. 통신장비를 짊어진 병사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 2차 대전을 겪으며 무선통신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1964년 개발된 이동전화는 가방에 들어있다. 1983년 등장한 세계 최초로 상용 휴대전화다. 10여 년간 1억달러 이상을 들여 개발한 이 휴대전화는 8시간을 충전해 30분간 통화할 수 있었다니 흥미롭다. 삼성은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 국내 최초로 휴대폰을 시장에 내놓는다. 삼성의 자체 기술로 개발된 ‘SH-100’은 제품이 전시실 가운데 놓여 있는 까닭이다. 1994년에는 드디어 ‘애니콜’이라는 자체 상표를 생산하는데 한국의 산악지형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2010년 출시된 스마트폰 ‘갤럭시 S’는 세계에 삼성을 알린 제품으로 1천만대 이상 팔렸다. 손목시계형 휴대폰도 삼성이 세계 최초로 생산한다. 1999년, 세계 최초로 TV를 시청할 수 있는 폰을 선보인 것도 삼성이다. 2003년에는 안테나를 내장한 일명 ‘벤츠폰’을 개발하고 2006년에는 세계 최초로 1천만 화소의 고해상도 카메라폰을 선보인다. 영화 ‘매트릭스 2’를 위해 디자인된 휴대폰도 눈길을 끈다. 전시된 모바일 제품은 삼성전자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 내부 전시실. 윤원규기자

■ 온라인으로 박물관을 둘러보며 전자산업의 역사를 배운다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은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자산업과 기초과학을 학습하며 삼성전자의 브랜드, 철학, 기술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아카데미 프로그램과 지역사회와 소통, 교류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육 프로그램 참여 방법은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다. 대부분 홈페이지 예약 혹은 이메일 신청으로 진행되며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온라인으로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을 둘러보며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전자산업에 관해 배울 수 있는 ‘전시물 해설사 LIVE 투어’는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전기와 조명, 디스플레이 그리고 통신의 역사를 배워보는 초등학생 대상 ‘어린이 연구소’와 청소년을 위한 ‘전자산업 클래스’도 호응을 얻고 있다. ‘찾아가는 과학 교실’은 외딴섬이나 산간지역 분교 학생들을 위해 운영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청소년을 위한 진로 강의도 진행하고 있으니 박물관 홈페이지 상단에서 ‘교육’을 클릭하면 관련된 내용을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바일을 주제로 구성된 ‘기업 혁신의 시대’에서는 정보 혁명의 과정을 전시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평일에 박물관을 찾으려면 미리 신청해야 한다. 박물관을 둘러보는 데는 평균 60분이 걸린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토요일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삼성전자 정문 주차타워에서 연결되는 전용 입구로만 입장이 가능하니 사전에 동선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은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찾아도 좋은 박물관이다. 김준영(다시리행복평생교육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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