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자 갚기 벅찬 한계기업 비중 16%…적기 구조조정 필요"

/사진=한국은행 금융안정 상황(9월)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 갚기 벅찬 '한계기업' 비중이 전체 기업이 1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한계기업 비중이 대기업보다 높았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9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에서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업 수 기준으로 16.4%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상승했다. 차입금 기준으로는 26%를 차지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한계기업 비중이 17.4%를 기록했다. 대기업은 12.5%로 집계됐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하회하는 기업이다. 벌어들인 돈 보다 갚아야 할 이자가 많아 채무상환 능력이 취약한 기업을 의미한다.

업종 내 한계기업 비중을 살펴보면 △숙박음식(59%) △운수(49.2%) △전기가스(46.1%) △부동산(43.8%) 업종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취약성이 크게 높아진 숙박음식 업종의 한계기업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2022년과 비교하면 낮아졌다. 2022년 숙박음식 업종의 한계기업 비중은 68.2%(차입금 기준)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계기업에 대한 예금취급기관의 신용공여(대출·회사채) 규모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이 125조3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상호금융(13조1000억원)과 저축은행(3조9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금융업권별 한계기업 신용공여 비율을 보면 지난해 말 예금취급기관의 전체 기업 대출 대비 8.5%가 한계기업에 대한 여신으로 파악됐다. 최근 업황 부진과 고금리 장기화로 한계기업이 늘면서 2021년 이후 금융업권에서 한계기업의 신용공여 비율이 상승했다.

아울러 한은이 한계기업 진입 전·후 재무지표를 정상기업과 비교한 결과 한계기업으로 편입되기 전 정상기업 대비 수익성과 유동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차입을 확대하는 특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계기업이 된 이후에는 정상기업 대비 낮은 수준의 수익성과 유동성이 5년이상 지속됐다.

또 업종 내 한계기업 증가는 정상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현금흐름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상기업의 평균 차입이자율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 내 한계기업 비중이 10%p 상승할 경우 정상기업의 매출액증가율과 총자산영업이익률은 각각 2.04%p, 0.51%p씩 하락했다. 총자산 대비 영업현금흐름 비율은 0.26%p 떨어졌다.

한은은 "올해는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자부담이 줄면서 한계기업 비중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한계기업의 부정적 외부효과를 고려해 적기 구조조정과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취약업종의 구조개선 노력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