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식용 종식’ 폐업하는 농장주에 마리당 최대 60만원 지원…업계 “폐업 거부” 반발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회장이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과 관련해 정당한 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 식용 종식’을 추진 중인 정부가 조기에 개 사육 농장을 폐업하는 농장주에게 개 한 마리당 최대 60만원을 지원한다. 폐업하는 유통상인과 식당에는 점포 철거비로 최대 400만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육견업계가 폐업지원금 규모가 작다며 반발하고, 농장 폐업 후 남는 개들에 대한 관리 방안이 뚜렷하지 않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7년까지 개 식용을 종식하기 위한 분야별 대책을 담은 ‘개식용종식 기본계획’을 26일 발표했다. 지난 2월 개식용종식법 제정에 따라 2027년 2월7일부터 개의 식용 목적 사육·도살·유통·판매가 금지되며, 개 식용 업계는 그때까지 전·폐업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기본계획은 개 사육 농장과 도축, 유통 등 개 식용 업계 5898개소에 대한 전·폐업 지원 규모와 방식을 담았다. 대상은 개 사육 농장 1537개, 도축업체 221개, 유통업체 1788개, 식당 2352개 등이다.

관심은 개 사육 농장주에게 주는 폐업이행촉진지원금 규모다. 지원금은 시·군·구에 신고한 연평균 사육 마릿수를 기준으로 가축분뇨배출시설 면적 상한선(㎡당 1.2마리)을 적용한다. 마리당 30만원을 지원하되 조기 폐업하는 농장주에겐 2배인 60만원을 주고, 반대로 늦게 폐업하는 농장주에겐 최소 22만5000원을 주는 ‘구간별 차등 지원’ 방식이다.

예컨대 면적 100㎡ 농장에서 최대 상한 마릿수인 120마리를 키운다고 가정했을 때 농장주가 내년 2월6일까지 폐업하면 지원금은 총 7200만원이 된다. 여기에 소득세 최고세율(24%)을 적용하면 농장주는 5472만원을 받게 된다. 농가 평균 사육 마릿수(400마리)를 기준으로, 농가당 지원금은 최대 2억4000만원(세전)이 된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폐업이행촉진금 562억원, 농장주 시설물 잔존가액 305억원 등 모두 1095억원(국비 50%·지방비 50%)을 지원하게 돼 있다. 농식품부는 폐업하는 유통상인과 식품접객업자에게 점포 철거비(최대 400만원)와 재취업 성공수당(최대 190만원) 등을 지원한다.

육견업계는 지원 규모가 작다며 반발한다.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회장은 “마리당 30만원은 개 사육으로 얻을 수 있는 1년치 수익에 불과하다”며 “최소 3년분은 보장해야 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는 한 정부의 강제 폐업 조치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지원 방안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소득세 면제와 최저생계비 추가 지원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사육 농장주 전·폐업에 따라 남게 될 46만여 마리의 개들에 대한 관리·보호 우려도 크다. 전국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가능한 개 마릿수가 대략 2만여마리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은 남는 개들을 대부분 안락사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그럴 계획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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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 식용 종식’ 정부·육견업계, 농장 면적 기준 보상 의견 일치…보상액 등은 이견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40430153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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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