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두 자녀와 사이 좋은 편, 근엄한 아빠 모습 잃어"(보통의 가족) [인터뷰②]
26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의 배우 장동건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장동건이 신념을 지키려는 '재규'로 등장한다.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자상한 소아과 의사인 '재규' 역의 장동건은 사건이 담긴 CCTV를 목격한 후에 겪는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영화의 몰입감을 높인다.
장동건은 2018년 '창궐'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는 "허진호 감독님이 하신다는 말을 듣고 대본을 봤다. (설) 경구 형이 이미 캐스팅이 된 상태였는데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였고, 내가 이런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재규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 것 같았다. 캐릭터에 나를 많이 투영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도 자식을 키우고 있으니까 심정이 이해가 갔고, 그래서 잘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장동건은 '보통의 가족' 속 캐릭터에 대해 "약간의 비겁함과 지질함이 있는 모습이 좋았다. 이 영화에서 연기하면서 계속 '나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게 됐다. 사람이 작고 큰 선택의 순간이 모여서 인상이나 가치관, 삶의 방향이 정해지는데 어떨 때는 이기적이고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며 "만약 잘못된 선택을 한 두 번 하고, 옳은 선택을 열 번 한다면 나쁜 사람이나 좋은 사람이냐에 대한 질문도 스스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답은 정해져 있는데 내 일이 됐을 때 선택은 달라지는 것 같다. 답이 있지만, 실제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이 영화가 보고 나면 해결도 안 되고, 답이 없으니까 답답하고 무겁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그랬듯이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내 안을 많이 돌아보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장동건은 실제 아이들을 생각하며 "저는 딸이 처음 유치원 가는 날도 생생하다. 옆에서 볼 때는 별거 아닌 거 같은데 부모 입장에선 커 보이기도 한다"며 "영화 제목을 촬영 끝나고 지었는데 중간중간 농담처럼 '자식이 웬수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제목이 어떠냐고 했다"고 웃었다.
이어 "저는 지금 아이들과 관계를 봤을 때 아들 하나, 딸 하나가 있는데 다행히도 아들이 사춘기 단계까지는 아니어서 사이는 좋은 편이다. 근데 아들보다 딸과 죽이 잘 맞고 잘 논다. 딸이 좀 야무지고, 개그캐다. 대화가 되고, 농담도 다 받아친다. 딸이랑 지내는 시간이 재밌는데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제가 생각했던 아빠의 근엄한 모습은 거의 없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육관에 대해서는 "이래라저래라 하는 편은 아니다. 타고난 성향이 반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잘못 가고 있는 것들만 좀 직접적인 언어로 얘기하는 편이다. 특히 아이들과의 관계보다 나와 다른 사람의 관계를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을 때 의식한다. 그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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