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정부 가계부채 관리 의지 강해…안정화 기대"[일문일답]

하상렬 2024. 9. 2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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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금융안정 상황 설명회
"주택가격·가계부채 주춤하나 확실히 판단 어려워"
"정부, GDP 맞춰 가계부채 관리하고자 하는 의지 강해"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하향 안정화를 전망했다. 현재 안정됐다고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정부가 거시건전성 관리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 상황(2024년 9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26일 ‘9월 금융안정 상황’ 설명회에서 “9월 들어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완전한 추세 전환인지는 확실히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총재보는 “정부가 가계부채를 GDP 증가에 맞춰 관리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정부는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 관리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했다. 추가 대책을 여러 가지 준비하는 상황이고, 문제가 된다면 추가 대책을 한다고 했기에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적 관리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 상황(2024년 9월)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신준영 금융기관분석부장, 서평석 금융안정기획부장, 이종렬 부총재보, 장정수 금융안정국장, 임광규 안정총괄팀장(사진=한국은행)
다음은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 장정수 금융안정국장 등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정부대책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면서 시기 특정 안 했다. 9월 데이터는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데 추세적인 둔화로 봐야 하는가.

△(이종렬 부총재보) 9월 들어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습 보이지만, 지금 시점에서 완전한 추세 전환인지는 확실히 판단하긴 어렵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기대하는 이유를 말씀드리겠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정부의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 과거 금리 인하기와 비교했을 때 거시건전성 관리 방안이 시행되지 않았었다. 이번에는 정부가 가계부채를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맞춰 관리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얼만 전 최상목 부총리가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 관리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했다. 과거와 다르다. 추가 대책을 여러 가지 준비하는 상황이고, 문제가 된다면 추가 대책을 한다고 했기에 기대가 크다. 또 하나는 캐나다를 비롯한 주요국들이 거시건전성 대책을 마련해 가계부채가 줄어드는 모습 보였다. 주요국 사례를 보더라도,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봤을 때 점차 안정화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안정화 됐다, 안 됐다는 현 상황에서는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한국부동산원에서 주택 매매가격지수가 늘고 공인중개사협회에선 아파트가격이 하락했다고 했다. 집값에 대한 한은의 전망은 어떤가.

△(장정수 국장)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2단계 규제 유예 발표 이후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한 부분이 있었다. 8월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컸다. 그 증가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했지만, 그 외에 8월 5일 주가 급락 당시 신용대출이 늘어난 게 있고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수요가 가세한 부분도 있다. 수도권 주담대의 가산금리를 추가 인상한 것도 있다. 이런 대책과 함께 8월 고점을 보였던 주택거래 가격이 9월 들어 둔화되고 있다. 추석 효과도 있어서 그 추이는 분명 지켜봐야겠다. 현재로서는 이런 추이에 대해선 유의하고 있다.

△(임광규 안정총괄팀장) 9월 들어서 증가세가 주춤해지는 모습 보이고 있어서 큰 트렌드 상에선 가계부채 관리에 어려움은 없는 것 아닌가 싶다. 한은이 주택가격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집값 자체보단 주택가격이 가계부채에 연관돼 금융불균형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주택가격 상승압력이 나타난다. 정부 거시건전성정책이 상승폭 줄일 것으로 본다.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했다. 그것은 수도권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어서 그런건가.

△(이 부총재보) 시계열이 짧다. 추석 효과도 있다. 집값이 거래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았다. 결국 정부 대책이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영업일수가 너무 짧았다. 이것이 중요하고 10월도 공휴일이 있어서 조금 시간을 갖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렸다.

-집값에 대해 너무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 아닌가.

△(이 부총재보) 높은 상승세가 조금 떨어진 부분을 얘기하는 것이다. 상승폭이 조금 둔화됐다. 계속해서 추세적으로 갈 것인지 안 갈 것인지 판단은 지금 어렵다.

△(장 국장) 최근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이 8월 고점을 찍고 상승폭이 줄어든 상황이다.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소비자심리에서 부동산가격 전망지수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상승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가을철 이사 수요도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이후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여타지역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부동산가격에 대한 추이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금리 인하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억제됐다는 예로 캐나다를 말했다. 어느 정도 줄었는가.

△(이 부총재보) 캐나다를 비롯한 스웨덴 스위스 이런 나라들이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하는 모습 보이고 있다.

△(장 국장) 캐나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나라다. 캐나다에서 올해 담보인정비율(LTV)을 강화하고 소득대비대출비율(LTI)에 대한 규제도 도입했다. 가계부채 비율은 코로나 이후 많이 올라갔다가 디레버리징 이후 등락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금융 안정 측면에서 금리 인하 여건이 무르익었나.

△(이 부총재보) 금통위에서는 금융안정도 굉장히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물가와 성장도 한꺼번에 고민하고 고려하면서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점검해서 판단을 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LTV 60% 초과 대출 주담대 잔액이 증가한 것 같다. 은행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이는데 증가하게 된 요인이 궁금하다.

△(장 국장) LTV 규제 비율이 완화된 측면이 있다. 일반적으로 70%이고 규제 지역 50%, 다주택은 30%. 이런 식으로 규제가 완화된 부분이 있다. 실수요자의 대출이 늘어난 부분이 있다. LTV 경우 주택가격과 연동이 된다. 주택가격 하락하면 LTV 비율 오르게 된다. 담보가치 재평가하면서 늘어난 부분이 있다. 그런 것이 60% 초과 주담대 잔액이 늘어난 이유다. 최근 은행 중심으로 늘어서 전체가 155조원인 것이고 거기에서 은행 부분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신준영 금융기관분석부장) 전체 증가율 70% 이상이 은행 쪽이다. 조사한 게 1500조원 정도 되는데 그 중 약 878조원 정도가 은행에 해당한다.

-담보대출 건전성 관련해서 LTV 비율이 높을수록 연체율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인가.

△(장 국장) 담보를 갖고 대출을 최대한 가질 수 있는 만큼 받았기에 이후 소득이나 자금 사정 변화에 따라 충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LTV 비율도 높아지면 그것에 대한 리스크가 커진다.

△(임 팀장) LTV 규제수준이 30~80%으로 다양한데 60% 초과하는 대출 증가 속도에 관심을 갖고 있다. LTV가 높아지게 되면 만기 때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상환요구가 이뤄질 수 있고, 원리금 부담 때문에 담보를 처분해서 대출을 상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방주택시장은 서울과 차별화가 있다. 지방 관련 비은행금융기관의 고 LTV 일수록 조금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관련해서 취약자영업자 연체율이 10% 넘는데 작년부터 급격하게 오르는 모습을 보인다. 어떤 요인 때문인가. 정부가 자영업자 지원책 많이 내놓았는데 그것 때문에 구조조정이 늦어졌다는 말이 나온다. 향후 어떤 구조조정 필요한가.

△(장 국장) 첫 번째는 통화정책 긴축을 이어가면서 금리 부담, 원리금상환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내수 부진에 따른 서비스 쪽 업황 부진이 있었을 것이다.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나아갈 방향에 대해선 크게 3가지 방향이 아닐까. 첫번째는 경쟁력 있고 상업성이 있지만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연체가 된 사업장에 대해선 금융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경쟁력이 약한 곳은 경쟁력을 높이거나 업종 전환 또는 퇴출할 수 있는 방법을 해야 한다. 마지막은 근로자가 퇴직하면서 자영업으로 가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과 대책을 함께 고려될 것으로 생각한다.

-보고서가 전체적으로 한은은 금리 인하를 저울질하고 있으니 정부는 거시건전성정책을 잘 해달라는 당부로 읽힌다. 어떤 거시건전성정책이 얼마나 오래 지속돼야 하는가. 정부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줘야하지 않나.

△(이 부총재보) 정부에게 해달라고 요구를 한 건 아니다. 이미 정부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기대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과 관리 수단 적기에 적용하겠다고 했다. 결국은 차주들한테는 DSR 규제 중심으로 적용 대상 확대라거나 스트레스 DSR도 도입했고 그 수준을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내용이 나오고 있다. 금융기관에 대해선 건전성 규제 수단에 가계부채 리스크를 확대하는 방안, 예를 들어 부문별 경기대응완충자본을 더 쌓는 등 많은 대책들이 논의되고 있다. 어느 정도 시행해야 하는가. 저희는 외국 사례를 참고하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여러 가지 정책조합, 정부와 통화당국과 정책 공조를 통해서 앞으로 관리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걸 생각하면 완화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걱정할 것 없다는 상황은 아니다.

△(장 국장) 주요국 중앙은행 중 금리를 인하할 국가들이 있다. 한은도 금리 인하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 주택가격과 가계대출에 상승,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것에 대한 금융안정 취약성이 높다. 이런 문제는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긴 어렵다. 그걸 위해 거시건전성정책과 조화가 중요하다. 이에 맞춰 정부가 지난 8월에 부동산공급대책과 수요대책을 함께 발표해서 정책 공조에 대해서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금리 인하를 하게 되면 시점에서의 자원 배분의 효율성은 중요해진다. 금리를 인하하면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인데 생산적이지 않은 부동산으로 쏠리면 중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자산가격이나 가계부채를 빠르게 증가하지 않도록 하면서 금리 인하 효과 높이려면 거시건전성정책과 조화과 중요하다. 추가적인 다양한 수단을 검토하면서 부동산시장과 가계부채 상황에 따라 적기에 대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은도 계속해서 정부와 논의할 것이다. 어느 시점에서 거시건전성이 이뤄져야 하는가. 답은 없다. 통화정책과 마찬가지로 거시건전성에서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차주 소득에 기반한 DSR 규제를 일관적으로 하겠다는 원칙 아래 추가적은 조치 검토하고 있다는 말씀드린다.

-스트레스 DSR 연기 조치로 자영업자 연체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친 게 있나.

△(이 부총재보) 시행이 9월부터 됐다. 그에 대한 효과를 분석하기에 시간이 너무 짧다. 정부도 2단계 효과를 확인한 이후 집값이나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된다면 그때 대책을 시행하지 않을까 싶다.

△(장 국장) 스트레스 DSR 2단계 유예는 부동산PF 연착륙 방안,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한은이 금리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물가, 성장, 금융안정을 고려하는 것처럼 정부 정책도 부동산시장 안정, 가계부채 관리와 함께 부동산PF 연착륙,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등 정책조합을 찾는 과정이 있다. 효과는 바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부동산PF 1차 사업성을 평가하고 일부 정상사업장에 대해서 자금 지원이 이뤄지는 효과들 있다. 자영업자에서 비은행 쪽의 연체율 부분이 리스크로 있지만 추가적인 상승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는 것들이 효과가 조금은 있다고 본다.

-피벗 기대가 고조된 상태다. 8월 부동산 정책 효과도 현재 확실히 나오고 있다고 평가하기 힘든 상황이다. 통화정책 결정하는 상황에서 거시건전성정책과 공조보다는 박자감이 다른 것 아닌가.

△(이 부총재보) 한은과 정부가 박자가 다르지 않다. 효과가 어느 정도 나는지 지켜보고 대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 국장) 다음 금통위까지 2주 정도 시간이 남았다. 2주 동안 새로운 정보들,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대한 정보 등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다. 정책 결정은 모든 것이 현실화된 이후 할 수 없다. 어느 정도는 추이를 보고 그에 기반한 전망을 바탕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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