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쉬인 ‘반려동물용품’ 76%, 국내 안전기준 미충족

일부 동물용 샴푸·에센셜오일선 가습기 살균제 성분

시엠아이티(CMIT)와 엠아이티(MIT)가 검출된 해외직구 판매 에센셜오일 제품. 한국소비자원제공

해외직구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반려동물용품과 에센셜오일 중 75.5%가 국내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부 동물용 샴푸와 에센셜오일에는 가습기 살균제에 쓰여 유해성 논란이 일었던 성분도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이 26일 해외직구 플랫폼(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에서 판매하는 반려동물용품과 에센셜오일의 안전성을 검증한 결과, 조사 대상 49개 중 37개(75.5%) 제품이 국내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동물용 구강 스프레이·샴푸·물티슈 등 반려동물용품 30개 제품과 에센셜오일 19개 제품을 조사했다.

반려동물용품 30개 가운데 20개(66.7%)에서는 국내 기준을 초과하는 유해물질과 미생물이 검출됐다. 동물용 샴푸 10개 중 8개 제품에서는 국내 사용이 금지된 폼알데하이드와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혼합물이 나왔다. 동물용 물티슈 10개 중 1개에서도 엠아이티가 검출됐다. 시엠아이티와 엠아이티는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돼 유해성 논란이 일었던 성분이다.

식물에서 향기 성분을 추출해 화장품이나 방향제로 사용되는 에센셜오일에서도 유해물질이 나왔다. 특히 19개 제품 중 방향제·가습기용으로 판매하는 2개에서는 시엠아이티와 엠아이티가 검출됐다. 17개 제품은 알레르기 유발성분이 함량 기준을 초과했지만, 별도의 성분명 표시를 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조사결과를 해외 플랫폼 사업자와 공유하고 판매차단을 권고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은 권고를 수용해 해당 위해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해외직구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 국내로 유입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