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러 서울 온 청년, 700만원 더 벌지만…번아웃 12%p 많다

김유승 기자 2024. 9. 2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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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남은 청년보다 소득 높지만 삶의 질 '뚝'
"청년들 지역 정착하도록 여건 만드는게 중요"
ⓒ News1 이성철 기자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비수도권에 남은 이들보다 연간 소득이 709만 원 많은 대신, 장시간 근로 경험 비율은 8.3%포인트(p), 번아웃 경험은 12.3%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발간한 'KOSTAT 통계플러스 2024년 가을호'에는 이같은 내용의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과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 삶의 질 비교' 보고서가 실렸다.

보고서는 19~34세 청년을 이동경로(이전 주거지→현재주거지)에 따라 4개 집단으로 분류한 후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비수도권→수도권)과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비수도권→비수도권)을 주요 비교대상으로 삼았다.

수도권으로 간 청년, 소득 높지만 장시간 근무·부채↑

분석 결과, 2022년 청년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72.5%로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66.4%)보다 6.1%p 높았다.

연간 총소득은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2743만 원으로 비수도권 잔류 청년(2034만 원)보다 709만 원 더 많았다.

다만 장시간 근로 경험은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21.0%)이 비수도권 청년(12.7%)보다 8.3%p 높았다.

장시간 근로 경험은 '퇴근한 날로부터 다음 날 출근하기까지 시간이 11시간이 되지 않았던 적이 지난달 사이 한 번이라도 있다'고 응답한 비율로 측정됐다.

총부채액도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2642만 원으로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909만 원)보다 1733만 원 많았다.

청년 이동경로별 4개 집단 중 수도권으로 떠난 집단의 부채가 월등히 많았는데, 이는 수도권의 높은 주거비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1인당 주거 면적은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32.4㎡로 비수도권 잔류 청년(36.2㎡)보다 3.8㎡ 좁았다.

통근시간은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의 경우 30~60분이 40.7%로 가장 많았고 60분 이상도 21.5%로 높았다.

반면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은 30분 미만이 58.2%로 가장 많았고 30~60분 미만이 34.6%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 '번아웃' 경험 비율 더 높고 행복감 낮아

통계청 제공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10.9%)은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6.1%)보다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응답한 비율이 4.8%p 많았다.

이른바 '번아웃'(소진 경험)도 수도권으로 떠난 집단이 더 많이 느끼고 있었다.

'최근 1년간 업무, 학업, 취업 준비 등으로 소진됐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은 42.0%,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은 29.7%로 전자가 12.3% 높았다.

삶의 행복감은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10점 만점에 6.76점으로 비수도권에 남은 집단(6.92점)보다 0.16점 낮았다.

현재 거주지역이 수도권인 집단이 비수도권 거주 집단보다 행복감이 전반적으로 낮았으며, 전체 집단 중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의 행복감(7.26점)이 가장 높았다.

향후 결혼 계획 비율은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79.2%)이 비수도권 잔류 청년(76.0%)보다 3.2%p 높았다.

반면 향후 자녀를 가질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62.0%)이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66.2%)보다 4.2%p 낮았다.

2020년 기준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의 평균 초혼 연령은 27.5세로 비수도권 청년(26.8세)보다 0.7세 더 높았다.

또 기혼 여성의 총출생아 수는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은 0명(41.1%), 1명(36.8%), 2명(19.6%) 순이었고, 비수도권 잔류 청년은 1명(39.1%), 0명(31.7%), 2명(25.3%) 순이었다.

평균 총출생아 수는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0.84명으로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1.02명)보다 0.18명이 적었다. 기혼 여성의 경우 각각 0.82명, 1.02명이었다.

통계청 제공

보고서는 "비수도권 청년이 다양한 일자리와 높은 소득 등 경제적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했지만, 장시간 근로와 높은 주거비로 인한 부채, 좁은 1인당 주거 면적, 긴 통근 시간 등으로 삶의 행복감은 낮아지고 치열한 경쟁에 내몰려 결혼 지연·출산 기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무조정실의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거주지역에서 계속 살고 싶다로 응답한 비율을 보면 청년 대부분은 나고 자란 지역에서 계속 살고 싶어 함을 알 수 있다"며 "지역에서 청년들이 살기 원하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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