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 미국·영국처럼 적극 대응해야…박테리오파지가 해답"

청주(충북)=구단비 기자 2024. 9. 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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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내성 때문에 쓸 수 있는 항생제가 없는 만성골수염 환자가 있었습니다. 병원하수로 박테리오파지를 만들어서 환자가 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는데 병원 생명윤리위원회에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지금도 항생제 내성(AMR)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있지만 여전히 박테리오파지는 쓸 수 없는 상황이에요."

유정식 연구소 약제내성연구과장은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감시 체계, 사용량 줄이기, 병원 내부 감염관리 등도 있지만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개발이 굉장히 중요해졌다"며 "문제는 투자 대비 수익성이 떨어져 많은 기업이 포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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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일종인 박테리오 파지, 항생제 내성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사진제공=질병관리청

"2017년에 내성 때문에 쓸 수 있는 항생제가 없는 만성골수염 환자가 있었습니다. 병원하수로 박테리오파지를 만들어서 환자가 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는데 병원 생명윤리위원회에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지금도 항생제 내성(AMR)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있지만 여전히 박테리오파지는 쓸 수 없는 상황이에요."

장희창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장은 24일 충청북도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항생제 내성균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 동향' 강연에서 이처럼 말했다. 기존 항생제로 해결되지 못한 환자 사례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의 일종인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 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여 내성을 일으키는 항생제의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다. 병원성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항생제는 오남용으로 인해 약이 더 이상 작용하지 않는 내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WHO(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사무소가 202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년까지 한국의 AMR 관련 사망자수가 13만433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관련 경제부담은 약 25조원으로 추정했다. 국가별로 비교하면 상위 5위권 내로 매우 높았다.

유정식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 약제내성연구과장이 24일 질뱡청에서 항생제 내성균의 치료제 개발 동향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사진제공=질병관리청

유정식 연구소 약제내성연구과장은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감시 체계, 사용량 줄이기, 병원 내부 감염관리 등도 있지만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개발이 굉장히 중요해졌다"며 "문제는 투자 대비 수익성이 떨어져 많은 기업이 포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는 글로벌 펀드, 국가적 지원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은 2012년 항생제개발지원(GAIN)법을 제정했다. 영국은 신규 항생제 '페트크로자'를 구독식 급여 시범 모델로 선정했다. 사용량과 무관하게 가치에 따라 급여를 제공해 항생제 개발이 지속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박테리오파지 치료제를 적극적 활용하기도 한다. 폴란드는 전 세계에서 환자를 모집해 맞춤 박테리오파지 치료를 한다. 미국은 박테리오파지 치료 센터뿐만 아니라 파지를 수집하는 은행도 있다. 벨기에, 호주, 조지아 등은 자체 기준에 따라 치료에 쓸 수 있도록 했고 미국은 식품의약국(FDA) 긴급승인 기반을 만들어뒀다.

국내에서는 질병청이 내년부터 오는 2029년까지 5년간 박테리오파지 치료 컨소시엄을 진행한다. 유 과장은 "파지 자원을 확보하고 치료 품질 기준을 개발하고 성능 평가법을 개발하는 등 5년 내 임상에서 환자 맞춤형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선 식품의약품안전처나 의료기관 전문가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감염병연구센터 내 박테리오파지센터 마련을 기획 중이다. 장 소장은 "정부가 노력해서 환자에게 치료 옵션을 더 제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며 "짧으면 5년, 길면 10년 후에는 병원에서 박테리오파지를 써볼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주(충북)=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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