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정보 수집하며 안전성 미확보”…월드코인에 과징금 11억 원

이용자의 홍채 정보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국외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지 않은 월드코인에 과징금이 부과됐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가장 자산을 운영하는‘월드코인 재단’과 재단 측으로부터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위탁받아 가상자산 지갑 앱을 운영하는 회사 ‘툴스 포 휴머니티’,‘TFH‘가 법률상의 처리 근거 없이 홍채 정보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국외로 이전하면서 개인정보 보호법상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월드코인 재단은 홍채 인식 기기 ’오브‘를 통해 이용자의 홍채를 촬영한 후 이를 활용해 홍채코드를 생성하면서 국내 정보주체에게 ’수집·이용 목적’ 및 ‘보유· 이용 기간’ 등 보호법에서 정한 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홍채코드는 개인을 유일하게 식별할 수 있고 변경이 불가능한 민감정보로, 법률상 처리를 위해서는 별도로 동의를 받고, 안전성 확보 조치 등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 개보위의 판단입니다.

또, 월드코인 재단과 TFH가 홍채코드를 비롯해 국내 정보주체로부터 수집한 개인정보를 독일 등 국외로 이전하면서‘개인정보가 이전되는 국가‘, ’개인정보를 이전받는 자의 성명(법인명) 및 연락처‘ 등 보호법에서 정한 고지사항을 정보주체에게 알리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홍채코드의 삭제 및 처리정지 등을 요구할 수 있는 방법·절차를 마련하지 않았고, 월드앱 가입 시 만 14세 미만 아동의 연령 확인 절차도 미흡했습니다.

개보위는 어제(25일) 전체회의를 열고 월드코인 재단에 7억 2,500만 원, TFH에는 3억 7,900만 원, 모두 합쳐 11억 4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또한, 민감정보 처리 시 별도 동의를 충실히 받고 홍채정보 등 개인정보가 최초 수집 목적 외 사용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은 물론 개인정보 국외 이전 시 법정 고지사항을 충분히 알릴 것 등을 시정 명령하고, 개선을 권고했습니다.

이번 달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93,463명이 가상 지갑 앱인 월드앱을 다운받았으며 이 중 29,991명이 홍채 인증을 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개보위는 월드코인 재단이 조사 과정에서 홍채코드 삭제 기능을 마련했고, 국내 홍채정보 수집을 재개하면서 현장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월드코인 측은 조사 과정에서 홍채코드로는 중복 가입 여부에 대한 확인만 가능하고, 특정 개인에 대한 식별은 곤란하므로 익명정보에 해당하며, 홍채코드 처리과정에 다양한 최신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개보위는 보호법상 생체인식정보인 민감정보의 처리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국내 정보주체의 유효한 동의가 없어 보호법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개보위는 시정 명령과 개선을 권고한 사항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민감정보의 처리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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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철 기자 (ica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