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30조 세수 펑크에도… 정부 “추경은 없다”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세수 변동성 커져”
“세수부족 만으론 추경 요건 안 돼”
“여유재원 활용… 지방교부세 조정 및 불용도 검토”
추가경정예산은 없다. 세수부족 우려만으로는 국가재정법상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수가 예산 편성 때 전망했던 것보다 30조원 덜 걷힐 것으로 보인다고 26일 밝혔다. 기업실적 부진으로 법인세수가 급감하고,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산 관련 세수도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게 기재부가 설명한 세수 결손 배경이다.
기재부는 세수 결손 대책과 관련해, 기금 등 가용재원을 활용하고, 불요불급한 지출사업 관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한 세입경정 추경은 없다’는 대원칙도 함께 제시했다.
다음은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 및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올해 세수추계 오차가 발생한 이유는.
“올해 세수 부족은 작년 경기 둔화 여파가 예상을 상회하고, 토지 등 부동산 거래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기업실적 부진과 내수 경기 둔화 영향으로 법인세와 종합소득세가 18조원 부족하다. 건설투자 부진과 토지 거래량 감소 등 부동산 시장 침체로 양도세와 상증세도 6조원 감소될 것으로 추계됐다. 유류세율 인하 지속과 긴급할당관세 등의 세제 지원으로 교통세와 관세도 6조원이 덜 걷혔다.”
―최근 세수 오차가 확대된 이유는.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최근 세수 변동성이 심화했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요국의 세수 오차율도 확대됐다. 우리나라는 높은 무역의존도 등으로 인해 외부 불확실성이 높아진 환경에서 법인세 등의 추계가 특히 어려운 측면이 있다.”
―2년 연속 세수결손의 원인이 무엇인가. 부자감세 때문은 아닌가.
“세제개편 효과는 세입예산안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 작년과 올해 세수부족은 감세정책이 아닌 2022년 이후 급격한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영향이 당초 예측보다 컸기 때문이다.”
―세수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세입경정 추경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추경예산 편성은 경기침체 등 예외적 사유에 보충적으로 활용하는 수단이다. 세수부족 우려만으로는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정부 내 가용재원을 활용해 우선 대응할 계획이다. 국채 추가발행을 통한 추경 편성은 미래세대 부담 가중, 대외신인도 악화, 물가·금리 상승 등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추경을 안하고도 재원 마련이 가능한가.
(김동일 예산실장) “추경을 자주 쓰는 것은 좋지 않은 방식이다. 정부 입장은 가능하면 정부의 가용 재원을 총동원해서 지출 대응을 하는 것이다.”
―세수결손 30조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대응책을 설명해달라.
(김 예산실장) “국회 결산에서 ‘정부가 국회와 소통을 적게 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정부가 세수 추계를 하고 일방적으로 대응 방안을 만들어내는 게 어려워졌다. 일단 오늘은 세수 추계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다.”
―그래도 자체적으로 대책을 검토하고 있지 않나.
(안상열 재정관리관) “크게 본다면 여러 여유재원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지방교부세나 교부금을 조정하거나 재정관리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불용도 고민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아직 답을 낸 건 아니다.”
(정 세제실장) “구체적으로 일반회계,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어떻게 할 것이냐, 어떤 기금에서 여유재원을 활용할 것이냐, 지방교부세를 어느 정도까지 조정할 것이냐 하는 부분은 국회 기재위에서 답변이 될 것이다.”
―법인세 결손만 14조원이다. 법인세 예측 모델이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한 것 아닌가.
“변명처럼 들릴지는 모르겠는데, 모든 세수 추계 오차에는 당연히 모형의 한계가 있고 그 안에 들어가는 변수들 전망의 차이가 있다. 변수와 전망 오차, 추계모형 자체의 오차를 완전히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그 부분이 제대로 안된 것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8월 법인세 중간예납은 얼마나 들어왔나.
“중간예납 신고금액은 지난해 대비 약 1조9000억원 줄었다. 중간예납도 예상대로 전년보다는 조금 더 안 좋은 상황이다.”
―최근 서울에서 주택 거래가 많았는데, 양도세가 감소한 이유는.
“전체 양도세는 주식과 부동산으로 나뉘는데 부동산이 더 많고, 그 가운데서는 토지가 50% 넘고 나머지 주택과 상가다. 주택의 비중이 크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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