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기존방식 깬 도전적 목표 세워야”

■ LG 사장단 중장기전략 워크숍
“백색 가전·배터리 사업 등
모두 안된다 할때 1등 달성
혁신으로 미래 역사 만들자”
AI 활용 사업 사례 등 강조

“기존 방식을 넘어서 도전적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 역사를 만들어 봅시다.”

구광모(사진 가운데) LG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진행된 사장단 워크숍을 통해 “지금의 LG는 세계 최고·최초를 위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온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LG 최고경영진이 모여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이 자리에는 구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CEO와 사업본부장 등 40여 명이 머리를 맞댔다.

구 회장은 “모두가 백색 가전의 한계를 말했지만 우리는 5% 개선이 아닌 30% 혁신 성장을 목표로 세워 글로벌 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1등 브랜드를 만들었다”며 “사업 철수 이야기까지 있었던 배터리는 세계 최초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하며 전기차 시대의 변곡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을 최초로 해내며 LG뿐 아니라 한국 신약 산업 기반을 높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워크숍 초반에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한 분석과 대응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지난 3년간 LG전자가 추진해온 경영 체계 사례를 공유,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중국 기업의 무서운 성장세에 대한 위기 의식도 공유했다.

LG 최고경영진은 그룹 대부분의 사업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 의견이 일치했다. LG 관계자는 “고객가치가 사업 의사 결정과 행동의 기준이 되는 고객 중심 기업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 실행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객 요구를 지속적으로 파악해 사업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은 계열사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고객 경험을 혁신한 사례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한 계열사 사례 등도 함께 살펴봤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내부 데이터 분석 등 일하는 방식의 혁신(전자), AI 기반 제조 공정 이상 감지·제어 시스템(디스플레이) 등 40여 개 계열사의 혁신 사례가 소개됐다.

LG는 올해 사장단이 모이는 협의회와 워크숍을 LG트윈타워가 아닌 계열사 사업장에서 열었다. 최고경영진이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앞서 구 회장을 비롯한 LG 최고경영진은 지난 3월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 5월에는 평택 LG전자 생산기술원을 각각 둘러보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사장단 협의회를 열어 AI 전략과 제조 혁신을 논의한 바 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