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차주 빚 1년새 13조 `쑥`... 이자 못 갚는 한계기업 최대

주형연 2024. 9. 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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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제때 갚지 못하는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의 대출이 1년 사이 13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차주 특성별로 대출 현황을 보면 자영업자 중 저소득(132조3000억원)·저신용(42조4000억원) 차주 대출은 1년 전보다 각각 7조1000억원, 10조1000억원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 자영업자 대출도 121조9000억원으로 1년 새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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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전분기보다 0.04%p ↑
좀비기업 구조조정 시급 지적도
신준영(왼쪽부터) 한은 금융기관분석부장, 서평석 금융안정기획부장, 이종렬 부총재보, 장정수 금융안정국장, 임광규 안정총괄팀장이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 상황'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제때 갚지 못하는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의 대출이 1년 사이 13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수년째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좀비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현재 한계기업 비중이 16%에 달하는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전 분기(1.52%)보다 0.04%포인트(p) 오른 1.56%로 집계됐다. 한은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차주를 자영업자로 보고, 이들이 보유한 사업자 대출과 가계대출을 합산해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추정했다.

자영업 차주 간 소득과 신용도 면에서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중소득·중신용 대출 비중은 축소되고, 고·저소득과 고·저신용 대출 비중이 확대된 것이다. 차주 특성별로 대출 현황을 보면 자영업자 중 저소득(132조3000억원)·저신용(42조4000억원) 차주 대출은 1년 전보다 각각 7조1000억원, 10조1000억원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 자영업자 대출도 121조9000억원으로 1년 새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저소득(12.0%→12.5%)·저신용(3.1%→4.0%) 차주 대출 비중도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으며, 취약차주 대출 비중 역시 10.5%에서 11.5%로 높아졌다.

다만 전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분기 말 기준 106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043조2000억원)보다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중 개인사업자대출은 707조8000억원, 가계대출은 352조3000억원이다.

연체율을 대출 유형별로 보면 가계대출(1.64%→1.72%)과 개인사업자 대출(1.46%→1.48%)이 모두 올랐다. 업권별로는 비은행대출 연체율이 3개월 새 3.09%에서 3.30%까지 올랐고 은행 대출 연체율은 0.48%에서 0.41%로 하락했다. 특히 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0.15%로, 전 분기(10.21%)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2분기째 10%대를 이어갔다. 앞서 2015년 3분기에도 10.58%를 기록한 바 있다.

한은은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혹은 저신용인 차주를 취약차주로 분류한다. 저소득은 가계소득 하위 30%, 저신용은 NICE신용정보 신용점수 기준 664점 이하를 기준으로 한다.

한은은 "향후 자영업자 차주들의 상환능력에 따라 선별적 지원을 지속하는 가운데 회생 가능성이 낮은 일부 취약 자영업자에 대해선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채무 재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금융기관들의 양호한 복원력 등을 감안할 때 이들 취약 자영업자의 부실 증가가 전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을 적기에 구조조정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차입으로 근근이 버티는 이른바 '좀비' 기업들이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야기하는 상황을 타개해야 정상적인 기업과 업종의 성장과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기업 수 기준 17.4%, 차입금 기준 31.9%에 달했다. 대기업은 이 비중이 각각 12.5%, 23.3%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59.0%(차입금 기준)로 가장 높았고, 운수업(49.2%), 전기가스업(46.1%), 부동산업(43.8%) 등이 뒤를 이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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