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는 싸서 도전, 고려아연은 비싸도 도전 ··· MBK 전략은 ‘밸류업’
수십조원으로 재벌 경영권 인수시도
한국앤컴퍼니·고려아연 등이 대상
한국앤컴퍼니는 저가매수 해당되지만
고려아연은 웃돈 주고 주식 사들이는꼴
“고려아연 미래성장성에 베팅하는 것”
MBK, 막대한 자금력으로 고려아연 압박
공개매수 성공시 고려아연 기술직 설득 관건
국내 대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인수를 시도했거나 시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MBK는 동북아 최대규모 사모펀드운용사로 운용자금(AUM)이 40조원에 이른다. 이번에 6호 펀드 모집액만 약 10조원(80억 달러)에 달한다.
공룡으로 성장한 금융자본 대표자인 MBK가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재벌그룹으로 대변되는 산업자본 인수를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지난해 12월 MBK가 인수를 시도했던 한국앤컴퍼니와 최근 인수를 시도하는 고려아연 두 회사를 비교해보면, MBK의 전략이 사뭇 다르다.
글로벌 6위 타이어회사의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지난해 12월 당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6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보통 PBR이 1 이하면 장부가치보다 현재 시가총액이 낮아 ‘저평가’로 분류된다.
글로벌 타이어 업계 2·3위 일본 브리지스톤과 독일 콘티넨탈AG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난해 12월 당시 각각 1.28배, 1.07배였던 점을 감안하면,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저평가된 상황이었다.
IB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상속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창업주 일가가 일부러 그룹 지주회사의 주가를 억누르는 경향이 있었는데 한국앤컴퍼니가 딱 이에 맞는 상황”이라며 “당시 2만원대에 공개매수를 진행해도 배당 확대 등 재무적 활동을 통해 7만원대까지 주가를 올릴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즉, 당시 MBK 전략은 저평가된 한국앤컴퍼니를 인수한 후 더 비싸게 되팔자는 전략이었던 셈이다.
반면 이번 고려아연 건은 다르다.
반면 고려아연은 정상가보다 더 높게 공개매수가를 설정했다는게 IB 업계 대체적인 관측이다.
당초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 이전인 5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을 때도 ‘저평가 기업’이 아니었다.
공개매수 직전인 9월 12일 고려아연 PBR과 주가수익률(PER)은 각각 21.27, 1.23이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회사여서 성장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공개매수 이전 상태에도 고려아연의 주가는 적정가격이었다”며 “MBK가 공개매수가로 주당 75만원을 설정했는데(평소 대비 30% 이상 프리미엄), 적정가보다 더 높은 가격에 고려아연 경영권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MBK는 한국앤컴퍼니 인수시도 당시엔 저평가 기업을 인수하려고 했고, 이번 고려아연 인수전에선 적정기업을 더 웃돈을 주고 사들여 향후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국내 중형 사모펀드 한 임원은 “고려아연은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영진이 비전을 잘 수립한 회사로 꼽혔었다”며 “이 같은 믿음이 있었기에 현대차·한화 등도 고려아연 투자에 나섰던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지난해 말 창사 이래 첫 IR을 열고 2차전지와 자원순환 사업 등 신사업에 10년간 최대 1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매출액 목표치도 2033년 연결 기준 25조원으로 제시함. 지난해 9조7000여억원 매출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단순 비철금속 제조를 넘어서 재생에너지, 2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등 이른바 ‘트로이카’를 제시하며 투자자들에게 비전을 줬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MBK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고려아연을 인수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자금력이 앞선다고 평가되는 MBK가 향후 공개매수에 성공해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한다고 한다면, MBK 입장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바로 고려아연 CTO 및 기술진들의 반발이다.
기업이 잘되기 위해선 자금력뿐만 아니라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어 그는 “영풍은 국내 기간산업 핵심 기술을 팔아넘기려 한다”라며 “기술안보를 지키기 위해 (영풍·MBK에) 안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오늘의 운세 2024년 9월 26일 木(음력 8월 24일) - 매일경제
- 백종원이 푹 빠졌던 돈가스 가게, 또 사고쳤다…고속도로 휴게소 ‘명품맛집’ 등극 - 매일경제
- “믿고 돈 맡겼더니, 어이가 없네”…은행들, 올해 사고로 날린 돈이 자그마치 - 매일경제
-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손흥민 폭탄 발언 도대체 무슨 일 있었길래 - 매일경제
- “무료인데 챗GPT보다 빠르다고?”…프랑스 회사가 공개한 이 음성비서, 정체가 - 매일경제
- [속보] 당정 “이공계 석사 1000명에 연간 500만원 특화 장학금 추진” - 매일경제
- “줄게 줄게 오물 다 줄게”…‘짧은 치마’ 춤추는 김여정, 빵 터졌다 - 매일경제
- “국세청 공무원도 틀려, 국민은 오죽하겠나”…연말정산 5년간 최소 1조7천억 추가 납세 - 매일
- “주방에 썩은 쥐가”…하루 900개 팔리는 강남 도시락 업체 위생상태 ‘충격’ - 매일경제
- 데뷔전 치르고 리그 평정? 황인범, ESPN 이주의 팀 선정 쾌거...MVP까지?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