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디렉터]빅 이벤트를 앞두고 준비의 시간
한여름을 방불케 할 만큼 뜨거운 날씨가 이제야 선선한 가을 날씨로 바뀌었는데 2024년도 벌써 그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올해가 마무리돼가는 11월에는 중요한 두 개의 국제회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FCCC COP29, 이하 COP29)와 UN 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이하 INC)가 바로 그것이다.
먼저 COP29는 오는 11월11일부터 22일까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COP29에서는 적응과 회복력, 완화, 기후금융, 전 지구적 이행점검, 공정한 전환, 토지 이용, 바다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진다. 특히 기후금융과 2035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새로운 목표 등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UNFCCC에 따르면 대표단은 이번 회담의 주요 쟁점으로 '기후금융에 관한 새로운 집단 정량 목표'(New Collective Quantified Goal on climate finance, 이하 NCQG)를 설정했다. 기후금융이 새로운 글로벌 목표가 됐는데 기후금융 규모와 기여국 및 수혜국 범위 등 많은 부분에서 회원국 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NFCCC는 COP29에서 기후금융 목표 달성을 위해 NCQG의 구조와 기후금융 조달, 관련 정보 공개의 투명성 등을 심층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중국을 비롯한 거대 개발도상국도 기후금융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협상 과정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기여 요구가 있을 수 있다. 또 UNFCCC에 따르면 당사국은 2035년 온실가스감축목표(이하 NDC)를 갱신해 2025년 2월까지 제출해야 해 이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헌법재판소가 기후위기 헌법소원에서 '녹색성장 기본법 제8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했다. 정부는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 목표를 정하고 2026년 2월28일까지 개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2035년 NDC도 자연스럽게 논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국제회의는 지난 2022년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160여개 국가는 지구를 위협하는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스틱의 전체 수명 주기를 포괄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5차례의 INC를 통해 2024년까지 협약문을 마련하기로 결의했고 마지막인 제5차 INC가 오는 11월 25일부터 12월1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된다. 앞선 네 차례 INC에서 대다수 국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이라는 공동 목표에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목표 연도 설정과 기술·제도적 쟁점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인 1차 플라스틱 폴리머의 생산 감축에 대해 회원국 간의 이견으로 당초에 플라스틱의 전체 주기를 포괄하는 협약을 체결하려던 목표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협상 진전 상황으로 미뤄볼 때 부산의 5차 회의에서 협약문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초에 결의한 것처럼 강한 구속력 있는 협약이 아닌 절충안을 체결한 뒤 앞으로 보완해가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COP29와 제5차 INC를 앞두고 진행됐던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주요 이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온실가스 상위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은 2035년 NDC를 UN에 제출하기 위해 별도의 협의 자리를 가졌으며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UN 플라스틱협약을 위한 마지막 협상 회의인 제5차 INC가 국내에서 개최되는 만큼 우리 정부는 제5차 INC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국제회의를 통해 회원국들은 지구 온난화 해소와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 야심찬 목표 설정과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서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글로벌 자산 시장에서는 특히 탄소 감축과 플라스틱 오염 종식 및 순환 경제 전환을 선도하는 산업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여 관련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오광영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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