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추’에 김치 담그기 무서워···포장김치 품귀 조짐
일부 온라인몰에선 일시 품절 현상까지
폭염으로 배추 가격이 뛰면서 포장김치 수요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업들의 포장김치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뛰었고, 곳곳에서 품절대란이 벌어지는 등 김장철을 앞두고 ‘김치 품귀’가 현실화되고 있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상 종가 김치와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의 지난달 배추김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넘게 증가했다. 포장김치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대상 종가 김치는 지난달 전체 김치 매출이 1년 전보다 14% 늘어, 폭염과 태풍으로 배추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을 넘어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종가 포기김치’ ‘종가 전라도포기김치’ ‘종가 맛김치’ 등 배추김치 매출은 17%나 증가했다.
2위인 비비고 김치도 지난달 배추김치(포기배추김치·썰은배추김치) 매출이 전년 대비 12% 증가했고, 이달 둘째주까지는 전년 대비 14% 늘었다.
겨울에 담근 김장김치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캠핑이나 여행을 많이 가는 시기인 7~8월은 일반적으로 평년에도 포장김치 시장 성수기다. 여기에 올해는 배추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직접 김치를 담가 먹는 대신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몰리는데 배추 수급은 어려워지면서 포장김치조차도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는 전날 50개 넘는 상품이 일시 품절됐다. 상당수 대형마트 포장김치 코너에서도 국내산 배추를 사용하는 포기김치류 등이 품절됐고, 배추를 수급하지 못한 일부 중소 김치 제조사들은 포기김치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상품) 1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25일 기준 9383원으로 지난해보다 52% 비싸다. 대형마트 등 소매시장에서는 배춧값이 포기당 2만원을 넘나드는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10월 중순부터 가을 배추가 시장에 본격 출하되면 가격이 지금보다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록적인 폭염이 9월까지 이어지며 배추가 잘 자라지 않은 탓에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중국산 배추 16t을 수입해 소매시장에 공급하기로 했지만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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