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안 좋은데도…” 타자 전향 장재영, 왜 팀에 고맙고 미안하다 했나

최민우 기자 2024. 9. 26. 11: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재영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성적이 이렇게 좋지 않은데도, 기회를 많이 받고 있다.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2)은 올해 야구 인생의 변곡점을 맞았다. 최고 157km에 이르는 패스트볼을 뿌리는 파이어볼러 투수였지만, 마운드가 아닌 타석에 서기로 결정한 것이다. 빠른 구속은 하늘이 내린 재능이었으나 장재영은 제구 난조를 극복하지 못했다. 여기에 팔꿈치 부상까지 겹쳤고 장재영은 결국 타자 전향을 선택했다.

본격적으로 타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첫해. 장재영은 숱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타자 전향을 택한 지 5개월의 시간이 지났지만, 부상 때문에 경기를 뛰지 못한 시간이 더 많았다. 그래도 복귀 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남은 시즌 동안 경험을 쌓고 있다.

장재영은 “아프지 않고 경기를 뛸 수 있어 좋다. 지금 성적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팀에서 계속 선발로 기용해주고 있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큰데,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아 답답한 마음도 있다”며 팀에 대한 고마움과 자신에 대한 배려에 보답하지 못한 데 대해 미안함을 전했다.

▲장재영 ⓒ키움 히어로즈

사실 부상 전까지만 해도 장재영의 타자 전향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았다. 본격적으로 타자로 뛰기 시작한 6월 20일 청주 한화 이글스전부터 부상으로 이탈하기 직전인 7월 17일 고척 kt 위즈전까지 17경기에서 장재영은 1홈런 4타점 7득점 타율 0.213(47타수 10안타) 출루율 0.351 장타율 0.319 OPS(출루율+장타율) 0.670을 기록했다. 또 수비에서도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갓 타자를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름의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부상 복귀 후 성적은 아쉬움이 남는다. 장재영은 17경기에서 1홈런 3타점 5득점 타율 0.105(57타수 6안타) 출루율 0.215 장타율 0.175 OPS 0.390의 성적을 남겼다. 장재영도 “조금씩 적응을 하고 있는 와중에 부상을 당했다. 다시 준비를 하려고 하니까 타자 전향을 선택했을 때와 같은 원점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도 항상 공을 던지기만 했지, 투수가 던지는 공을 치는 걸 많이 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인지 타이밍을 잡는 데 아직은 어려움이 있다. 패스트볼도 더 빠르게 느껴진다. 변화구도 생각보다 대처하기 어렵더라.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다. 수비에서도 아직은 낯선 게 많다. 경기를 뛰어본 구장이 많지 않다. 아직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도 낯설기도 하다. 최근에는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자리를 옮겨 뛰고 있는데, 그런 것도 적응하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장재영 ⓒ키움 히어로즈

이제 정규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다. 키움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상황이라, 다음 시즌 구상을 조금씩 하고 있다. 장재영은 “중견수와 우익수 모두 할 수 있다면, 나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최대한 둘 다 잘하고 싶다. 내년에는 포지션을 다지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다른 목표는 없다”고 말했다.

어느덧 입단 4년차 시즌을 보낸 장재영이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2021년 1차 지명으로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장재영이 타자 전향을 택했는데, 키움이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야수만 6명을 뽑았다. 이미 팀내 경쟁자가 많은데, 장재영은 후배 신인 선수들과도 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장재영은 “벌써 내가 4년 차더라. 그동안 욕도 많이 먹었고, 내가 생각했던 대로 야구가 잘 안됐다. 그래도 나도 아직 어린 나이다. 후배들이 들어오면 선배로서 잘 챙겨주기도 해야하지만, 또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사실 내가 경쟁할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지 못했다. 지금 우리 팀에도 나보다 더 좋은 선수들이 많다. 당장 외야만 보더라도 엔트리에 6~7명이 포함돼 있다. 같은 팀이고 동료지만, 나도 꼭 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장재영 ⓒ키움 히어로즈

마지막으로 장재영은 “올해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을 택했다. 어려움도 겪었고 힘든 일도 많았다. 스트레스도 받았다. 투수로 할 때도 지난 3년 동안 정말 많이 연습했다. 3년이 긴 시간이 아닐 수 있다. 그래도 내가 앞으로 미래를 생각했을 때 투수를 잘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타자를 하겠다고 했다. 올해는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다. 야구가 잘 되는 날 도 있었고, 안 되는 날도 많았다. 그래도 이런 경험을 통해서 조금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악착같이 시즌을 준비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