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30조 `세수 펑크`…적자 가계부 어쩌나

법인세 15조 결손 등 영향…기금·불용 카드로 대응

댁모 세수 결손. [연합뉴스]

지난해 56조원에 이어 올해도 29조6000억원대의 세수결손이 예상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펑크가 현실화되면서 기금이나 여유 재원 활용 등 응급처치에 나서야 할 상황으로 몰렸다. 세수 추계 오차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세수 추계 모형 등을 공개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세수 재추계 결과, 올해 국세가 본예산(367조3000억원)보다 29조6000억원 부족한 337조7000억원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수 오차율은 -8.1%다.

지난해 국세수입 실적은 전년에 비해 51조9000억원이 줄었고, 예산(400조5000원) 대비 56조4000억원이 모자랐다. 결국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부족 사태가 빚어졌다.

올해 법인세가 가장 많이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4.2% 줄면서 올해 77조7000억원으로 예상한 법인세 세수는 63조2000억원으로 14조5000억원 덜 걷힐 것으로 추산됐다. 기재부는 125조8000억원으로 예상한 소득세 세수도 기존 전망보다 8조4000억원 적은 117조4000억원으로 내다봤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어진 탓에 교통·에너지·환경세도 4조1000억원의 결손이 전망됐다. 그밖에 종합소득세 4조원을 비롯 관세 1조9000억원, 개별소비세 1조2000억원, 상속·증여세 5000억원의 결손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세목 중에서는 유일하게 부가가치세가 2조3000억원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재부는 "지난해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반도체 업황 침체에 따른 법인세 세수 감소폭이 당초 예상보다 큰 가운데 부동산 거래 부진 지속으로 양도소득세 등 자산시장 관련 세수가 부진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민생안정을 위해 실시한 유류세 인하 연장과 긴급 할당관세에 따른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세수 펑크가 발생하면서 응급 처치가 불가피해졌다. 기재부는 기금 여유 재원 등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조정에도 나서야 한다. 또 연내 집행이 어려운 사업에 돈을 쓰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다. 하지만 결손 금액이 너무 커 기금·불용 카드만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세입 추가경정예산은 편성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잇달아 오차가 문제가 되자 기재부는 추계 방식을 개편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세수 추계가 시작되는 거시지표 전망과 모형설정 단계부터 세입예산안 편성까지 국회 예산정책처, 조세정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등 전문기관을 세수 추계 모든 단계에 참여토록 한다.특히 매년 9월 당해연도 세수를 다시 한번 전망해 세수 상황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세수 추계 모형도 개발한다.

세종=송신용기자 ssyso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