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대출금리 0.25%p 하락시 서울 집값 상승률 0.83%p↑"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컷(0.5%포인트 인하) 등 주요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 돌입으로 금융 여건 완화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하락하면 전국 주택 가격 상승률이 1년 후 0.43%포인트 오르고 서울은 0.83%포인트로 더 크게 상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4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의 '금융여건 완화에 따른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영향 점검' 이슈 분석에 따르면 대출 금리 하락은 주택구입 부담 경감 및 매수심리 강화 등을 통해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저자들이 충격반응함수를 이용해 주택가격지수 추정 결과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하락하면 전국 주택가격상승률은 1년 이후 0.43%포인트 더 오르고 특히 서울은 0.83%포인트로 전국 평균보다 상승폭이 2배 가량 커지는 것으로 시산됐다.
아울러 민간신용 증가율이 성장 속도를 상회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도 봤다. 최근 주택매매 거래 증가에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금리 하락은 주택 매수심리와 가격 상승기대를 강화시켜 가계대출 증가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금융여건 완화시 취약부문의 대출 건전성은 개선되는 효과를 예상했다. 금리가 하락하면 부동산PF 사업장 이자부담이 경감되면서 신규 연체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고, 부동산 거래가 늘어날 경우 PF 사업성이 좋아지면서 대출 건전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다.
저자들이 PF 사업장별 미시자료를 이용하여 대출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을 시산한 결과 전체 PF 사업장의 이자부담은 내년중 8000억원 내외가 경감되고, 직·간접 경로를 통해 PF연체율은 약 1.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금융여건 완화시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가계대출 연체율도 점차 하락세를 나타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이자부담 축소 효과는 시차를 두고 확대될 것이지만, 이자부담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취약차주의 경우 연체율 하락폭이 보다 클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국내은행은 수익성이 다소 저하되고 LCR 규제 준수를 위한 고유동성 자산보유 부담이 다소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비은행은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증권사와 여전사는 자금 조달 여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저자들은 금리 인하에 따라 금융불균형 정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봤다. 2010년 이후 2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기에는 금융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각각 17.4에서 27.6으로, 33.5에서 56.2로 상승한 바 있다.
다만 금리인하 기대 및 거시건전성정책 관리 방안을 함께 고려한 시나리오 분석 결과에서는 금융여건 완화 상황에서 FVI가 상승했지만, 거시건전성정책이 강화될수록 FVI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그 효과도 시차를 두고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측은 금융여건 완화시 취약차주 및 부동산PF 등을 중심으로 채무상환 부담이 완화되는 등의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부동산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누증 등의 부정적인 영향도 예상되는 점을 감안해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간 조화로운 정책조합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은 측은 "8·8 신규주택 공급대책은 중장기적 시계에서 부동산가격의 상승기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수요측 요인에 의한 주택가격의 과도한 상승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거시건전성정책 운용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발표한 정책들을 예정대로 일관되게 시행하는 가운데 특히 스트레스 DSR의 안착을 유도해야 한다"며 "부동산가격 안정 및 정부의 가계부채 비율 하향 안정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유지되도록 정책 공조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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