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대출금리 0.25%p 내리면 주택가격상승률 0.43%p↑…관리 필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을 기점으로 주요국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변화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금리 인하기 특히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계대출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은 오늘(26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최근 수도권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가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요국 금리인하 결정 등으로 금융 여건 완화 기대가 커지고 금융 불균형 축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은은 대출금리 하락은 주택 구입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매수 심리를 강화함으로써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짚었습니다.

실제 시장금리가 크게 하락한 올해 2분기 이후 주택매매가격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서울 일부 지역에 국한됐던 가격 상승세가 점차 인접한 수도권으로 전이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충격반응 함수를 이용한 주택가격지수 추정 결과 대출금리가 25bp(1bp=0.01%) 하락하면 전국 주택 가격상승률은 1년 뒤 0.43%p 더 오르고, 특히 서울은 0.83%p로 전국 평균보다 상승 폭이 2배가량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주택매매 거래가 증가하면서 금융권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위주로 빠르게 늘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금리 하락은 주택 매수 심리 및 가격 상승 기대를 강화하면서 가계대출 증가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습니다.

반면 금리가 하락하면 부동산 PF 사업장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신규 연체 가능성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고, 간접적으로는 부동산 거래가 늘며 PF 사업성이 좋아져 관련 대출 건전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은이 PF 사업장별 미시 자료를 이용해 대출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체 PF 사업장의 이자 부담은 내년 중 8,000억 원 내외로 줄고 PF 연체율은 약 1.2%p 하락할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한은은 특히 과거 사례를 볼 때 금리인하 기간 중 부동산 시장 등을 중심으로 자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며 금융 불균형이 확대됐다며,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 간 조화로운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번 금융안정 상황 점검을 주관한 장용성 금통위원은 “정책금리 인하와 함께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해 온 캐나다 등 사례를 참고해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거시건전성 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하고, 필요시 추가 조치를 통한 선제 대응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은이 금리인하 기대 및 거시건전성 정책 관리 방안을 함께 고려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금융 여건 완화 상황에서 금융취약성지수(FVI)가 상승했으나, 거시건전성 정책이 강화될수록 상승세는 둔화되고 효과도 시차를 두고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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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서영 기자 (belles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