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29.6조 ‘세수 펑크’...정부 “매년 9월 세수 재추계 정례화할 것”
지난해 세금이 예산안에서 편성한 것보다 56조4000억원 덜 걷힌 데 이어, 올해 세수도 예산안 대비 29조6000억원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으로 대규모 ‘세수 펑크’가 발생하자 정부는 세수 추계 방식을 개선하고, 매년 9월마다 세수를 재추계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장 올해 덜 걷힌 세금은 어떻게 메울 것인지를 두고는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26일 기획재정부는 올해 국세 수입이 당초 예산안을 짜면서 목표로 했던 367조3000억원보다 29조6000억원 작은 337조7000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인 56조4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수십조원대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법인세 감소분이 세수 펑크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당초 예산안에서는 법인세가 77조7000억원 걷힐 것으로 봤으나, 실제 법인세수는 63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안 대비 14조5000억원 부족한 규모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 반도체 부진과 그에 따른 기업 영업이익 하락으로 법인세 감소폭이 예상보다 컸다”고 했다.
여기에 부동산 거래가 부진하면서 양도소득세를 중심으로 소득세가 예산안 대비 8조4000억원 덜 걷혔고, 민생 안정을 위해 실시한 유류세 인하 조치나 긴급 할당 관세 등으로 줄어든 국세도 6조원가량에 달했다.
지난 2021년부터 4년째 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내놓는 국세 수입 전망과 실제 세수가 크게 벗어나고 있다. 2021~2022년에는 각각 61조4000억원과 51조9000억원의 초과 세수가 발생하더니, 지난해와 올해에는 대규모 세수 결손이 빚어진 것이다. 코로나 이후 국제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세수 변동성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정부의 세수 추계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2년 연속 세수 결손을 해결할 대책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기금 여유 재원과 집행 불가 사업 불용 등을 통해 부족한 세수를 최대한 메운다는 방침인데, 이미 지난해 외국환평형기금의 여유 재원을 끌어다 쓴 터라 올해도 같은 방식을 취하기엔 부담이 크다. 다만 정부는 국회 등과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재원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금 등 가용 재원을 체크해봐야 한다”라며 “인위적 불용(강제불용)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세수 오차를 줄이기 위해 추계 방식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세수 추계가 시작되는 거시지표 전망·모형설정 단계에서 세입예산안 편성까지 국회 예산정책처, 조세재정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세수추계 전문기관이 참여하도록 세수추계 절차를 개편하기로 했다. 또 매년 9월에 당해연도 세수를 다시 한번 전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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