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공공행사에 한글 사용 의무화…조례로 규정

세종시청 전경. 강정의 기자

세종시가 각종 공공행사의 명칭에 한글 사용을 의무화한다.

세종시는 세종시의회 제91회 임시회에서 개정된 ‘한글사랑 지원 조례’를 이달 말 공포한다고 26일 밝혔다.

개정된 한글사랑 지원 조례는 세종시가 주최·주관하는 각종 행사의 명칭(제목)을 어문규범에 맞춰 한글로 표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는 또 외국어와 합성해 행사 명칭을 정할 경우에는 한글 비중을 더 높게 하고, 부득이하게 외국어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 한글을 앞세워 병기하도록 했다.

조례에는 시장이 2년마다 실시하는 한글 표시 실태 조사에 공공행사를 포함하고, 시장의 책무에 ‘한글사랑도시’ 조성을 위한 한글날 기념 행사와 유관 기관 유치 노력을 추가하는 내용 등도 담겼다.

개정 조례를 대표 발의한 상병헌 세종시의원은 “전국적으로 공공기관의 행사 명칭에 외국어·외래어들이 남용되고 있다”며 “세종시가 앞장서 이를 개선하고 한글사랑 도시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한글문화수도’를 표방하고 있는 세종시는 법정동의 이름과 도로명, 아파트 이름 등을 모두 한글로 사용하며 다양한 한글 진흥 정책을 펴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조성된 세종시의 이름 역시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묘호에서 따온 것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의회의 관심과 노력으로 선도적은 조례 개정이 이뤄졌다”며 “세종대왕의 얼을 계승한 도시로서 관련 정책 추진을 통해 한글문화수도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