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불안 했는데” KIA 29세 수비왕이 대견한 김기태…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박찬호도 없었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게임에 대한 어떤, 조금 불안불안하고 그랬는데…”
KIA 타이거즈 김기태 전 감독이 2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2017년 통합우승 감독 자격으로 KIA의 정규시즌 우승을 축하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원하는 출정식을 기념해 시구를 했다. 2019년 5월 스스로 물러난 뒤 약 5년4개월만의 공개적 방문이었다.
김기태 전 감독은 공개적인 자리에 서는 걸 선호하지 않는 성격이다. 그러나 심재학 단장의 강력한 설득, 이범호 감독과의 사제 인연 등을 생각해 오랜만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김기태 전 감독은 현장 취재진과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여러 얘기가 오갔지만, 주전 유격수 박찬호(29)가 빠질 수 없었다. 좀 과장을 보태면, 김기태 전 감독이 없었다면 박찬호가 2023년 시상식에서 유격수 수비상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박찬호가 오늘날 KBO리그 탑클래스 공수겸장 유격수로 성장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지도자다.
박찬호는 장충고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5라운드 50순위로 입단했다. 고교 시절부터 발도 빠르고 야구 재능과 센스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체격이 왜소한 게 단점으로 지적 받았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2015년과 2016년에 1군에서 잇따라 69경기씩 내보내며 기회를 부여했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 백업으로 활용하며 타석에서도 1군 투수들을 경험하게 했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9시즌, 박찬호는 133경기에 나가며 본격적으로 풀타임 주전으로 성장했다. 김기태 전 감독은 2019시즌 초반에 유니폼을 벗었지만, 박찬호가 주전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해주고 떠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기태 감독이 박찬호의 단점만 생각했다면 박찬호는 당시 2군에서만 머무를 수도 있었다. 그럴 경우 성장속도가 늦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박찬호는 2~3년간 수비형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타격에 눈을 떴다. 작년을 계기로 탑클래스 유격수로 올라서더니, 올 시즌은 유격수 골든글러브 1순위끼지 치고 올라왔다.
올 시즌 132경기서 타율 0.306 5홈런 60타점 84득점 출루율 0.363 장타율 0.387 OPS 0.760이다. 조용히 또 다시 커리어하이를 쓴다. 1105⅓이닝으로 유격수 최다이닝 1위다. 21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다실책 4위지만,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다 만들어진 실책도 많은 편이다. 전체적인 안정성 측면에서 단연 탑이다.
김기태 전 감독은 박찬호를 두고 웃더니 “예전엔 조금 불안불안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성공했다. 이젠 부상 없이 선수생활을 오래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다. 방망이도 많이 좋아졌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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