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빔테크놀로지 대해부]②“위협할 만한 경쟁사 無, 독보적 생체현미경 기업 목표”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살아있는 몸속을 촬영하는 레이저 기반 생체현미경 ‘IVM’ 제품군(시리즈)을 개발해 실제 연구 현장에 공급하고 있는 기업은 아이빔테크놀로지(460470)가 유일하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시장 개척의 지위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김필한 아이빔테크놀로지 대표는 “해외 일부 기업이 우리와 같은 생체 현미경으로 쥐의 조직 1~2개를 촬영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30여 개의 조직의 미세 움직임을 보정해 고해상도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우리 기술에는 크게 못 미친다”고 자신했다.
아이빔테크놀로지의 생체현미경은 기본적으로 레이저 광원을 사용해 생체 내부를 들여다보는 레이저 주사현미경의 원리를 활용한다. 작은 구멍에 레이저를 통과시켜 찍으려는 대상으로 보낸 다음, 방사된 빛을 모아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그 구멍에 크기가 작을수록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고, 이를 연속으로 촬영하면 영상화가 가능하다.
김 대표는 “살아 있는 생체 내부의 모든 물질은 끊임없이 변화한다”면서 “X선 기반 컴퓨터 단층 촬영을 할 때 최대한 숨을 멈추고 찍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이미지가 흔들려 뿌옇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IVM 제품에 쓰인 레이저는 관련 전문기업이 공급하는 고체 레이저나 이광자 레이저들을 활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체 물질을 통과할 수 있는 고체 레이저는 작은 동물의 내부를 보는 데 적합하다”면서 “반면 펄스 레이저라고 불리는 이광자 레이저는 투과도가 더 깊어 사람을 포함한 큰 동물을 찍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레이저를 제외한 IVM의 핵심 기술은 크게 세 가지다. 생체 내부 각 조직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추적(트랙킹) 기술과 고해상도를 만들기 위해 레이저를 통과시키는 구멍의 크기를 최소화하는 국소 초점 기술, 유연한 영상을 만들기 위한 고속 촬영 기술 등이다.
KASIT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겸직중인 김 대표는 2000년대 중반부터 20여 년 동안 생체 내부 이미징을 위한 추적 기술을 개발해 고도화했다. 숨을 쉬거나 심장이 뛸 때 변화하는 조직과 세포, 단백질의 움직임을 트랙킹하는 기술적 진전을 이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그는 0.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공간에 레이저를 통과시키는 만큼 자기공명영상(MRI)을 최소 100배 이상 뛰어넘는 고해상도 구현 기술도 확보했다. 여기에 1초의 30~50장씩 고속촬영하는 시스템도 IVM에 장착했다.
김 대표는 “머리카락 두께가 100마이크로미터 내외다. 그보다 100배 이상 작은 부피에 레이저를 쏘는 만큼 사실 MRI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해상도 촬영이 가능하다. 너무 과장하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100배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완성한 IVM은 생명현상이나 질환 발생 연구는 물로 신약의 개발과정에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아이빔테크놀로지의 생체현미경 IVM 제품군은 쥐 이하 크기 동물 연구에 특화된 상태다. 실제로 김 대표는 KAIST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겸직하면서, 생체현미경을 활용해 장내 젖산량이 수축성에 영향을 미쳐 지질 배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이 결과를 2015년 국제학술지 ‘임상연구 저널’에 발표하는 등 직접 생명현상 관련 여러 연구를 수행했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생체 심부 조직의 미세영상 획득 시스템 및 미세영상 제공방법’에 대한 특허를 2020년 국내에서 등록됐다. 국제특허조약(PCT), 미국, 유럽연합(EU) 등에도 출원한 상태다. ‘생체 내 유방조직 관련 미세영상 획득을 위한 장치 및 획득법’에 대한 특허의 경우 한국과 미국, 중국, EU 등에서 등록 완료됐다. 다만 해당 특허들은 회사가 교원창업한 만큼 모두 KAIST(또는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가 주요 권리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IVM의 기술적 차별점이 특허를 통해 각국에서 인정받으면서, 세계 주요 대학이나 기관, 기업 등 20여 곳이 IVM 제품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금 있는 제품은 박스형 공간에 촬영하는 대상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사람의 몸 속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찍을 수 없다”며 “유인원과 사람을 포함한 대동물용으로 쓰기 위한 생체현미경 의료기기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호 (two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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