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최고·최초 목표로 역사 만들자"
"기존에 해오던 방식 넘어 새 역사 만들자"
AI로 '일하는 방식' 혁신 사례 집중 소개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최고, 최초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에 기록될 역사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LG그룹이 지난 25일 경기도 이천 소재 LG인화원에서 최고경영진이 모여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사장단 워크숍'을 열었다. 구광모 회장은 이날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넘어 역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26일 LG에 따르면 이번 워크숍에는 구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사업본부장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위기감이 갈수록 높아지는 경영환경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차별적 고객가치 실행 가속을 통한 경쟁력 확보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먼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한 분석과 대응 방안에 대한 토론이 눈에 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년간 LG전자가 추진한 고객중심 경영체계 사례를 공유하며,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기업의 경쟁력과 관련된 내용도 공유했다.
워크샵 참석자들은 전자업계 뿐 아니라 그룹 대부분의 사업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개선' 수준에서 벗어나 더 높은 '도전적 목표'를 세우자고 했다.
특히 차별적 고객가치가 사업 의사결정과 행동의 기준이 되는 '고객중심' 기업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서 실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객 니즈를 파악해 사업에 반영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투자 결정의 기준으로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새 시도가 이어질 수 있는 기업 문화와 환경을 조성하자는 의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참석자들은 이어 차별적 경쟁력을 위한 혁신 과제를 일제히 점검하며, 치열하게 토론을 이어갔다.
사례 공유 세션에서는 LG 계열사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고객경험을 혁신한 사례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한 사례를 살펴봤다.
LG전자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내부 데이터 분석 챗봇 등 일하는 방식의 혁신 사례를 소개한 데 이어 ▲AI 기반 제조 공정 이상 감지 및 제어 시스템(디스플레이) ▲국내 최초 난임 치료 종합 지원 앱 개발(화학) ▲세계 최초로 100%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 PE(폴리에틸렌) 식음료 포장재 개발 사례(화학)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설비 통합 등 제조 공정 혁신(에너지솔루션) 등 40여개 계열사들의 사례가 차례로 소개됐다.
최고경영진은 차량 내 AI 수행비서가 주행 환경에 맞춰 차량 내부를 제어하는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 모빌리티 AI 경험도 직접 체험했다. 이어 AI가 통화 내용을 요약하고 일정을 제안하는 등 AI 기반 통화 서비스도 직접 살펴봤다.
미래 준비를 위한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가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내며 구현되고 있는지도 이날 경영진이 직접 확인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신약 후보 물질의 단백질 구조 분석에 AI를 활용해 6개월 동안 1000개가 넘는 물질을 검증하며, 발굴에 속도를 높인 사례가 제시됐다. 클린테크 분야에서는 AI가 고객사 맞춤형 배터리 셀 설계를 지원해 기존에 2주 이상 걸리던 작업을 단 하루로 줄인 사연을 공개했다.
구 회장은 "지금의 LG는 세계 최고, 최초를 위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 온 결과"라며 "모두가 백색가전의 한계를 말했지만 우리는 백색가전의 성장 둔화 속에서도 5% 개선이 아닌 30% 혁신 성장을 목표로 글로벌 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1등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철수 이야기까지 있었던 배터리는 세계 최초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하며 전기차 시대의 변곡점이 됐다"며 "한국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FDA 신약 승인도 최초로 해내며 LG뿐 아니라 한국 신약 산업 기반을 높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어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넘어 최고, 최초의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에 기록될 역사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LG는 사장단이 모이는 협의회와 워크숍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가 아닌 계열사 사업장에서 직접 열고 최고경영진이 현장 목소리를 들으며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을 택했다.
구 회장을 비롯한 LG 최고경영진은 지난 3월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5월에는 평택 LG전자 생산기술원에서 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사장단 협의회를 열었다.
LG는 주기적으로 계열사 사장단이 모여 경영 현안을 공유하는 사장단 협의회를 진행하며, 매년 9월 워크숍 형태로 미래 전략을 논의해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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