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악기의 화려한 대미… 나폴레옹 격퇴한 웰링턴 승전 묘사[이 남자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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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3년 12월 8일 빈대에선 하나우 전투에서 부상당한 오스트리아 군인들을 위한 자선 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발표된 작품은 베토벤의 신작 교향곡 '교향곡 제7번'이었다.
지난 5년간 베토벤은 현악사중주와 피아노 소나타, 서곡 등만을 발표해왔던 차라 빈의 청중들은 베토벤의 새로운 교향곡을 오매불망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던 터였다.
베토벤이 이 작품을 작곡하게 된 계기는 네포무크 멜첼(1772∼1838)의 제안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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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상이군인 위한
자선음악회서 처음 선봬
심미적·진지한 음악 아닌
대중성의 베토벤 상업 작품
1813년 12월 8일 빈대에선 하나우 전투에서 부상당한 오스트리아 군인들을 위한 자선 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발표된 작품은 베토벤의 신작 교향곡 ‘교향곡 제7번’이었다. 지난 5년간 베토벤은 현악사중주와 피아노 소나타, 서곡 등만을 발표해왔던 차라 빈의 청중들은 베토벤의 새로운 교향곡을 오매불망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던 터였다.
마침내 7번 교향곡이 연주되자 관객들은 유례없이 활기로 가득 찬 교향곡에 환호를 보냈다. 당시 관중들의 드센 앙코르 요청에 오케스트라는 2악장을 한 번 더 연주해야만 했을 정도였다. 당시 빈의 한 신문에서는 “교향곡 7번은 황홀경에 이를 정도로 큰 박수갈채를 이끌어 냈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공연에 함께 연주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웰링턴의 승리 Op.91’이었다. ‘웰링턴의 승리’는 영국과 스페인의 연합군 수장인 웰링턴 장군(Arthur Wellesley, 1st Duke of Wellington, 1769∼1852)이 조제프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 군대를 격퇴시켰던, 1813년 6월 21일에 있었던 비토리아 전투에서의 승리를 기리기 위해 작곡된 곡이다. 상상해 보시라. 상이군인들이 모인 자선 음악회에서 그것도 자국 군대의 전쟁 승리를 기리는 음악이었으니, 어쩌면 관객들에겐 ‘7번 교향곡’보다 ‘웰링턴의 승리’가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였을 것이 분명하다.
베토벤이 이 작품을 작곡하게 된 계기는 네포무크 멜첼(1772∼1838)의 제안 때문이었다. 멜첼은 다름 아닌 메트로놈을 발명한 인물로 귀가 잘 안 들리는 베토벤을 위해 자신(동생 레오나르트와 함께)이 고안한 보청기를 특수제작해 준 사람이기도 하다. 1813년 6월 21일 스페인 비토리아 전쟁에서 웰링턴 장군이 승리했다는 소식을 듣자 멜첼에겐 좋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당시 멜첼은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자동으로 내는 장치인 판하르모니콘(Panharmonicon)을 발명했는데 이참에 근사한 ‘승전 기념곡’만 하나 있다면 자신이 발명한 장치가 잘 팔려나갈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베토벤에게 최신 전투였던 비토리아 전투를 소재로 곡을 써줄 것을 의뢰했고 베토벤도 흔쾌히 수락해 작곡된 것이다. 멜첼이 자신이 고안한 장치인 판하르모니콘에 사용했음은 물론이다.
이런 유의 음악을 낮잡아 부르는 말로 흔히 행사 음악이라고 하는데 원래 베토벤은 이런 시시한 행사용 음악을 작곡할 인물이 아니다. 그런 베토벤이 펜을 들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증오심과 통쾌함이었으리라. 베토벤은 나폴레옹에게 헌정하기 위해 교향곡을 작곡했을 만큼 그의 열렬한 신봉자였다.
그러나 그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민초들을 배신하고 스스로 황제의 관을 머리에 썼던 순간 베토벤은 그의 가장 큰 적으로 돌변했다. 아마도 베토벤은 전장을 지휘하는 장군의 마음으로, 그 어떤 작품보다 통쾌하고 신명 나게 전장의 악상들을 써 내려 갔을 것이다.
베토벤의 다른 작품들처럼 심미적이거나 진지한 음악은 아니다. 하지만 전쟁 상황 속으로 대중을 몰입시키고 승리감을 선사하는, 대중성을 꾀한 베토벤의 상업적인 작품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오늘의 추천곡 - 웰링턴의 승리 Wellingtons Sieg Op.91
베토벤은 스스로 교향곡이라고 명명했지만 총 2부로 구성된 단악장의 교향시의 형태를 띠고 있다. 1부의 주제는 ‘전쟁’으로 군악을 연상케 하는 스네어 드럼과 트럼펫이 서막을 열며 전투의 시작을 알린다. 2부의 주제는 <승리>로 요란한 트럼펫의 연주로 기쁜 승전의 소식을 알리고 이어 영국의 실질적 국가인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가 울려 퍼진다. 이어 금관이 가세하여 승리의 기쁨을 배가시키며 화려한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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