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에프앤가이드, 김군호 대표 측도 반격... 일부 개인 큰손 손잡고 표 대결 준비

강정아 기자 2024. 9. 26. 09: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 전 대표 측, 의결권 대행사 접촉 中
화천그룹보다 지분 약 20% 적은 상황
‘소액주주 표 확보’ 전략밖에는 답 없어
화천기계, 36억원 출자하며 추가 지분 확보
내달 31일 이사 선임 임시주총 표 대결 주목
에프앤가이드 로고. /뉴스1

이 기사는 2024년 9월 25일 17시 0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경영권 분쟁 중인 에프앤가이드의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각각 의결권 확보에 나섰다. 최대주주인 화천기계가 먼저 에프앤가이드에 대한 출자 소식을 밝힌 가운데 2대주주인 김군호 전 대표이사 측도 지분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최근 다수의 의결권 대행사와 접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의결권 대행사 선정에 앞서 해야 하는 행정적인 절차가 있다”며 “아직 (어느 의결권 대행사를 선정할지) 결정하진 않았지만, 추후 계약 후 소액주주 운동에 나설 예정은 맞다”고 말했다.

이미 일부 우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뜻을 함께하는 개인투자자와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표 대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뚜렷한 백기사(우호 세력)는 없지만 설득한 (지분이 상대적으로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몇 명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측은 다음 달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가를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앞서 이달 2일 에프앤가이드 최대주주인 화천기공의 특수관계인이자 오너 3세인 권형운 화천기계 대표는 본인과 권형석 화천기공 대표를 에프앤가이드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라며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했다. 권형운 대표는 권영두 화천그룹 부회장의 아들, 권형석 대표는 권영열 화천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이에 2대주주인 김 전 대표도 지난 11일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김현전 동양생명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것이라며 맞불 소송을 냈다. 내달 31일 임시주총에서 다득표 순서에 따라 상무이사 2인이 선출될 예정이다.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전 대표이사.

경영권 갈등은 20여년간 재무적 투자자(FI)로 있던 화천그룹이 지난해부터 사내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며 본격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에프앤가이드는 2000년 삼성그룹 사내벤처로 시작했다. 당시 애널리스트였던 김 전 대표가 화천기계의 지원을 받아 인수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지난 5월 화천기공이 에프앤가이드 자사주 73만주를 넘기라고 한 데 대해 에프앤가이드가 거절하면서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프앤가이드는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에프앤가이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김 전 대표가 물러나고 이철순 대표 단독체제로 전환했지만, 그럼에도 화천그룹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오너 3세 중심으로 이사를 다시 선임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임기는 2026년 3월 19일까지지만, 임기를 다 못 채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화천그룹 측의 에프앤가이드 지분율은 41.08%이고 김 전 대표 측은 22.53%에 불과하다. 김 전 대표가 최근 엠티홀딩스, 이철순 대표와 의결권 공동행사 합의서를 체결해 지분율을 높였지만, 적어도 18.56% 이상은 더 가져야 화천그룹을 앞선다.

김 전 대표는 소액주주를 설득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에프앤가이드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29.32%(3876명)다. 김 전 대표 측이 3분의 2 이상의 소액주주를 확보해야 해 임시주총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업계 전망도 나온다.

김 전 대표가 의결권 위임 대행사를 선정하면 대행사가 소액주주들을 일일이 찾아 설득하는 작업에 나서게 된다. 통상 임시주총 소집공고일에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가 공시된 후 2영업일 후부터 대행사가 권유 활동을 한다. 김 전 대표 측은 임시주총 개최 2주 전인 10월 16일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를 공시하고, 같은 달 18일부터 30일까지 집중적으로 소액주주 설득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화천그룹 측도 표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3일 화천기계는 에프앤가이드 주식 36억원어치를 장내 매수하겠다고 공시했다. 취득 목적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투자라고 밝혔지만, 임시주총 또한 고려했다는 의견이 있다. 임시주총을 위한 권리주주 확정은 오는 10월 7일이다. 이날까지 주식을 매수하면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36억원은 24일 에프앤가이드 종가(3만8450원) 기준 9만3628주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이는 전체 주식 수(1135만주)의 약 1%다.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지며 에프앤가이드 주가는 치솟았다. 지난 19일부터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이달 들어 24일까지 300% 가까이 급등했다. 주가가 과열되자 한국거래소는 에프앤가이드의 매매거래를 25일 하루 동안 정지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