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 해임은 공개 처형”… 민희진 VS 하이브 갈등 2라운드
"가처분 승소 후 돈 줄 테니 나가라고"
"단 한번도 하이브 나가겠다 한 적 없어"
"경영·프로듀싱 통합 덕에 뉴진스 성공"
"포기 않을 것"… 대표직 복귀 강력 요구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26일 대표직 해임 심경을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민희진 전 대표는 “이 블랙 코미디 같은 사건을 겪으면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떠올랐다”며 “겉으로는 엄중하고 거창한 분단의 참극으로 비춰졌지만 실상은 지극히 인간적 갈등에서 비롯된 우발적 감정으로 빚어진 촌극. 지금 이 상황도 그렇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돈이 목적이라면 이렇게 괴롭고 지리한 싸움을 감당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5월 나를 해임하려 했던 임시주총에 대한 가처분 승소 이후 하이브로부터 돈을 줄테니 받고 나가라는 협상안이 변호사를 통해 들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돈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민희진 “대표직 복귀 원해” VS 어도어 “수용 불가”
어도어 이사회가 25일 그룹 뉴진스 멤버들과 민희진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 요구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어도어는 “민희진 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했다”면서 “대표이사직 복귀 요구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수용 불가한 것으로 논의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앞서 지난 9월 11일 오전, 민희진 이사에게 향후 5년간 뉴진스의 프로듀싱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이미 한 바 있다”며 “뉴진스 제작 담당 PD로서의 지위, 기간과 권한에 관해 기본적인 보장이 이루어진만큼, 향후 구체적인 조건들에 관해 협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5년은 뉴진스와의 계약이 남아있는 기간 전체라고도 부연했다.
반면 민희진 전 대표 입장은 달랐다. 민희진 전 대표 측은 “계약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말만 있었을 뿐 초안에 있던 일방적인 해지권 등 수많은 독소조항을 삭제하는 등의 진정성 있는 제안은 전혀 없었다”며 “절충안 제시라는 표현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즉각 반박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잘못된 계약으로 임기만 연장되었을 때 뉴진스의 정상적인 아티스트 활동을 보장받지 못할 것을 크게 우려했다. 민희진 전 대표 측은 “대표이사로서의 복귀 의사를 명확히 밝힘과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하이브의 진정성을 갖춘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요청한 상태”라며 “당사자와 지위, 기간, 권한에 대해 협의된 내용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또다시 협의 이전에 언론플레이를 먼저 진행하는 행태에 큰 분노를 느낀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아티스트의 성과를 위해 민희진 전 대표의 대표이사 직위 복귀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뉴진스 성과 폄하 의혹에 대해서도 추가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한 매체 기자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뉴진스의 일본 성과와 관련해 하이브 PR로부터 정정 요청을 받았는데 악의적인 느낌을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민희진 전 대표는 “해당 기자에게 뉴진스 ‘슈퍼내추럴’의 일본 판매량을 5만장이라고 왜곡했다. 기사 작성 다음날인 7월 18일 일본에서 1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린 아티스트에게 수여되는 골드 레코드 인증도 받았는데, 어떻게 그 전날 5만장 뿐이었겠냐”면서 “이런 건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빌보드 컬럼니스트 제프 벤자민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하이브의 PR 대행인 TAG라는 회사에서 나에 대한 비방이 가득한 자료를 보내줬는데, 내용이 너무 편향적이고 뭔가 이상해 내게 사실 확인을 하고 싶다고 했다”며 “겉으로는 프로듀서를 5년으로 제안했다며 홍보하면서 뒤로는 해외 매체에까지 비방 자료를 뿌리는 회사를 어느 누가 믿을 수 있겠냐”고 한탄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대표직 해임으로 인해 기획 중이던 뉴진스의 행보에 차질이 생겼다고 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한국팬을 위해 기획했던 깜짝 팬미팅을 진행하던 중에 해임됐다”며 “부대표들도 하루아침에 업무에서 배제되고 차단됐다. 다음 음반 작업도 중단된 상태다. 너무나 안타깝고, 이 또한 하이브가 뉴진스에 대해 벌인 업무방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희진 전 대표는 뉴진스가 이룬 성과에 대해 “기획자이자 제작자로서 정말 하고 싶은 걸 실현해보고 싶었다. 뉴진스라는 팀에는 20여년 간 업에 종사하며 느낀 개선하고 지향하고 싶었던 바를 모두 담고 싶었다”며 “경영과 프로듀싱을 통합했기에 가능했다”고 경영과 프로듀싱의 일원화가 필요한 이유를 이같이 강조했다.
끝으로 민희진 전 대표는 “뉴진스는 내 머리와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나 마찬가지”라며 “좋은 것은 다 해주고 싶은 마음 외에도, 제작자로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대안적 관계를 제시하고 싶은 바람도 컸다. 이 도전과 시도를 쉽게 포기하기 싫다”고 말하며 하이브와의 싸움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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