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진화 노리는 제놀루션, 홈뷰티 사업 본격 시동
플라즈마 미용장비 '쁘리띠' 이르면 11월 홈쇼핑 진입…유통 채널 확대로 매출 신장 목표
해외선 학회 중심 홍보활동 주력…임상 통한 의료기기 인증 차별화 경쟁력 확보 검토
제놀루션이 홈뷰티 사업 본격화를 통해 신규 매출원 확보에 나선다. 최근 세계 최초로 '꿀벌 에이즈' 치료제 개발 성공으로 힘을 실은 그린바이오에 이은 또 한번의 영역 확장이다. 비교적 안정적 매출 창출이 가능한 홈뷰티 사업을 통해 실적 회복에 속도감을 더한다는 목표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이르면 11월 국내 대형 홈쇼핑 중 한 곳에 홈뷰티 제품이 론칭될 예정"이라며 "현재 자사몰을 통해 판매 중인 유통채널이 대중성 높은 홈쇼핑으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매출 제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놀루션은 핵산추출시약·장비 기술 기반의 진단기업이다. 상반기 전체 매출의 55.7%를 해당 분야에서 거둬들일 만큼 매출 역시 진단 중심으로 구성돼있다. 하지만 회사는 설립 초기부터 RNA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사를 지향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진단 분야 수요가 급증하며 매출이 쏠렸지만, 올해 동물의약품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며 신약 개발사로서의 정체성도 증명했다.
신약 결과물은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허가받은 낭충봉아부패병 치료제 '허니가드-R액'이다. 꿀벌 유충이 부패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인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 에이즈로도 불리는 질병이다. 유행 시 아시아 국가 동양종 꿀벌군집의 90% 이상을 폐사시킬 만큼 양봉농가에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꼽힌다. 그동안 폐사 외엔 대응방법이 없었지만, 허니가드-R액이 임상에서 유충 치사율을 60% 이상 감소시키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물의약품을 기반으로 한 그린바이오 사업 본격화를 알린 제놀루션의 다음 목표는 홈뷰티 사업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지분 50%를 출자해 자회사 비앙블바이오텍을 설립한 뒤, 올해 3월 주주통회에서 '미용기기 제조와 유통 판매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이후 올 상반기 플라즈마 기반 피부미용 장비 '쁘리띠'와 관련 화장품 제품(골드부스터)을 시장에 내놨다.
쁘리띠는 트러블 원인균 살균효과가 입증된 저온 플라즈마 기술과 오존제거필터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국내 전자파인증(KC)과 미국FCC, 유럽EC, 일본PSE 등 지역별 출시를 위한 관련 인증 획득도 마친 상태다. 이미 선도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시장을 장악한 병·의원급 대형 장비가 아닌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장비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쁘리띠를 앞세운 홈뷰티 사업은 동력 확보가 절실한 회사 실적에 활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놀루션은 핵심 매출 품목인 핵산추출시약·장비 수요가 급증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실적을 대폭 끌어올렸지만, 엔데믹 이후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며 큰 폭의 실적 감소를 겪고 있다.
지난 2020년 853억원이었던 회사 매출은 2022년 381억원, 지난해 98억원까지 낮아졌다. 이에 지난해 영업손실 71억원을 기록, 1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전년 대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때문에 홈뷰티 사업은 그린바이오 사업과 함께 신규 동력으로 낙점된 상태다. 특히 허니가드-R액의 출시가 내년 상반기 예정된 만큼, 우선 실적 기여가 기대되는 것은 홈뷰티 사업이다.
신약개발사에 화장품 사업은 대표적인 현금창출 수단 중 하나다. 신약 대비 개발 난이도가 낮아 제품 출시가 용이하고, 매출을 거둬들이는 기간 역시 짧아 신약 개발을 위한 돈줄 역할을 한다. 제놀루션은 여기에 전용 디바이스(장비)까지 더해 품목 간 시너지를 극대화 시킨다는 전략이다.
제놀루션은 쁘리띠 출시 이후 우스베키스탄(6월), 대만(8월)에서 열린 글로벌 미용학회에 참석해 제품 홍보에 주력해왔다. 내달 역시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미용학회에서 홍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이번 국내 홈쇼핑 론칭을 통해 마케팅에 한층 힘을 싣게 됐다.
현재 쁘리띠는 월 평균 100대 규모가 판매되고 있다. 가격 환산 시 약 4000만원 수준인데, 이번 홈쇼핑 론칭을 통해 2회에 걸친 판매 기간 5억원 수준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결과에 따라 홈쇼핑 추가 론칭 및 신규 유통 채널 확보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글로벌 학회에 참석해 제품에 관심이 있는 현지 유통업체 등을 통해 홍콩 등 일부 국가에서 실제 해외 매출이 발생한 상태"라며 "해외의 경우 기존 진단시약을 공급하던 유통망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만큼 국내 유통채널 강화로 균형을 맞춘 뒤, 임상을 통한 의료기기 인증으로 차별화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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