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왕’ 김병만 “‘정법’과의 이별, 끝이라는 이야기만 들었더라면…”[단독 인터뷰 ①]
전북 완주에서 태어나 산과 들을 뛰어다니던 아이는 2002년 그토록 바라던 개그맨이 됐다. 데뷔하고 ‘개그콘서트’를 누빈 후 10여 년 만에 ‘정글의 법칙’을 만났다. 개그맨 공채 합격이 꿈의 시작이었다면, ‘정글의 법칙’을 만난 일은 꿈을 향한 도약대였다. 그렇게 10여 년이 지났다. 이번에는 꿈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만난다.
개그맨 김병만의 이야기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을 만난 지 13년 만에 새로운 프로그램 TV조선 ‘생존왕:부족전쟁’(이하 생존왕)으로 돌아온다. 첫 방송은 다음 달 7일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3일 말레이시아로 출국했던 김병만은 지난 4일까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주의 정글과 인근 라부안섬을 오가는 촬영에 몰두했다. 총 12명의 출연자가 3명씩 팀을 짜 낮에는 경쟁, 밤에는 생존해야 하는 프로그램은 인터뷰를 찍으며 자신도 모르게 졸 정도로 피곤했지만, 그의 얼굴에 모처럼 미소를 불러일으켰다.
“‘정글의 법칙’은 자급자족을 하며 견뎌야 하지만 굳이 체력을 100% 쏟을 필요가 없었어요. 하지만 ‘생존왕’은 대결을 해서 식량을 획득해야 하니 내내 긴장을 떨칠 수 없었죠. 촬영하고 귀국해도 며칠 동안은 아무것도 하기 싫을 정도로 피곤했어요. 저를 ‘정글의 달인’이라고 하시지만,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경험’ 빼고는 가장 초라한 사람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어느새 김병만과 ‘정글’은 서로 떼어놓기 어색한 단어가 됐다. 2011년부터 출연해 그의 대명사가 된 SBS 예능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19가 심해지던 이전까지 총 47기가 방송됐고, 이후 국내 편으로 11개의 기수가 더 방송됐다.
하지만 ‘정글의 법칙’이 잠정중단된 2021년 5월 이후 3년 만이던 지난 4월 김병만은 논란에 휘말려야 했다. SBS가 ‘정글의 법칙’ 출신 김진호PD의 주도로 정글에서 한식을 하는 프로그램 ‘정글밥’을 론칭했기 때문이다. ‘정글’인데 김병만이 왜 없냐는 궁금증과 함께 그가 한 인터뷰에서 ‘아이디어를 도둑맞았다’고 한 말 때문에 ‘아이디어 논란’이 일어났다.
“‘정글의 법칙’ 국내 편을 하다가 사전에 언제까지라는 기약이 없이 갑자기 휴식기가 왔어요. 제 입장에서는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죠. 당시 시청률도 나쁘지 않았지만, 방송사가 쉬라고 하면 쉬는 거였으니까요. 폐지가 아닌 휴식기라는 말에 ‘공생의 법칙’ 등도 찍고, 스쿠버다이빙과 프리다이빙, 스카이다이빙, 비행기조종면허도 따며 노력했어요. 하지만 ‘녹색아버지회’라는 프로그램이 생기고 저는 빠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정글의 법칙’ 아이템은 저와 SBS 예능국 정순영 전 국장님 그리고 신동화 전 차장님의 아이디어였어요. SBS는 제게 그 뜻을 펼치게 해준 곳이었죠.”
처음 ‘정글’과 이별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김병만의 서운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당시 몇 개의 인터뷰를 통해 격앙된 표현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편성은 방송사의 권한이고 출연자 입장에서 출연을 종용할 수 없다. 하지만 ‘정글’이라는 콘텐츠가 김병만과 맞닿은 의미가 크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이 끝났다는 솔직한 언질 하나만을 바랐다. 끝이 없었기에 김병만에게 희망고문이 생겼고, 지금의 시청자에게도 혼란이 생겼다.
“서운한 부분은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제가 더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오해가 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이내 입을 닫았어요. 또다시 오해를 부르고 공격을 받기는 싫었거든요. 제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외로움을 느꼈고, ‘낙동강의 오리알’인가 생각하기도 했어요. ‘정글밥’의 상황을 기사로 나오기 직전 급하게 듣지만 않았다면….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서로의 프로그램도 응원하고 있어요. 또 다른 무언가의 인연이 있다면 SBS를 포함해 어느 방송사의 초대에 응할 생각도 생겼습니다.”
혼란의 시기, 그에게 ‘정글’과 이별의 시기가 있은 지 3개월 남짓, ‘생존왕’의 제안이 들어왔다. 역시 ‘정글의 법칙’을 연출하고 최근 TV조선으로 적을 옮긴 윤종호PD의 제안이었다. 윤PD는 ‘정글의 법칙’ 시절부터 리얼리티를 추구하고, 김병만의 아이디어를 들어주던 PD였다. 윤PD의 제안에 김병만은 “진짜 리얼을 추구한다면 하겠다”고 답했다.
“정글에서 방송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장소를 확보하고 설정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진짜 ‘리얼’은 제작진이 주는 과제를 정말 각본 없이 수행하는 게 리얼이라고 생각했어요. 거대한 세트를 만들고 동선을 짜놓고 연극처럼 하는 게 아니라 가이드라인만 주고 ‘여기서부터는 알아서 판단하세요. 그리고 경쟁하세요’하는 일이 ‘생존왕’의 콘셉트였죠.”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 시절부터 호흡을 맞췄던 제국의 아이들 출신 김동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전 레슬링선수 정지현과 팀을 이뤘다. 그들은 정글에서 자신들이 제일 초라했다고 기억했다. 비록 여러 고난과 시련이 있었지만, 다시 들어온 정글의 초록 숲과 파란 바다 앞에 ‘병만족장’의 가슴은 어쩔 수 없이 다시 뛰었다. (②에서 계속)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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