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약 체질’ 거인, 명의도 손 쓸 수 없었다

김하진 기자 2024. 9. 2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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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태형 감독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우승 청부사’ 모셔 놓고
롯데 7연속 가을야구 실패


‘130억 콤비’ 유강남·노진혁
부상에 울고, 부진에 허덕


시즌내내 얕은 선수층 발목
가장 중요한 9월에 와르르


롯데가 가을야구 진출에 또 실패했다.

롯데는 지난 24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1-5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하나 남은 트래직넘버가 사라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2017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후 7년 연속 가을야구의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

올시즌을 야심차게 시작했던 롯데였다. ‘우승 청부사’로 불리는 김태형 롯데 감독이 부임하면서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개막 후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생겼다. 시즌 초반 필승조로 분류되어 있었던 구승민이 부진했다. 안치홍의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영입한 김민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마운드에서도 내내 5선발을 찾지 못했다. 좌완 김진욱이 경쟁 끝에 한 자리를 꿰찼지만 예상치 못하게 나균안이 자기 관리 문제로 이탈하면서 이 자리는 시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주인 없이 비어있었다. 필승조 역시 시즌을 마칠 때까지 팀의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결국은 선수층이 얕아서 발생한 문제다. 롯데는 8월 한 달 동안 14승8패 승률 0.636으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시기였던 9월에 상승세를 타지 못하면서 가을야구와 멀어졌다. 선수층이 꾸준하게 기세를 이어갈만한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올시즌 롯데는 항상 5위권을 두들기기는 했지만 정작 가장 높았던 순위는 7위였다. ‘희망 고문’만 계속하는 위치에만 자리했다.

신구조화가 잘 이뤄지려면 중간층에 있는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줘야하는데 롯데에서는 그만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가 그간 투자한 결과들이 나오지 않은 것도 아쉬움을 남긴다.

롯데는 2022시즌을 마치고 포수 유강남, 유격수 노진혁, 투수 한현희 등을 데리고 왔다. 유강남은 4년 총액 80억원, 노진혁은 4년 총액 50억원, 한현희는 3+1년 총액 40억원으로 세 명의 총액만 합쳐도 170억원이었다.

유강남은 지난 7월 중순 무릎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다. 노진혁은 올시즌 내내 1,2군을 오갔다. 결과적으로 투자의 결과는 실패에 가깝다.

국내 선수층이 탄탄하지 못하다보니 외국인 선수들이 아무리 활약한다한들 팀을 구하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는 리그 정상급 타자다. 올시즌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뛰었고 139경기 타율 0.352 15홈런 105타점 등을 기록했다. 특히 안타 부문에서는 194안타로 압도적인 1위다.

찰리 반즈는 24경기 9승6패 평균자책 3.16을 기록했다. 24경기 중 17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는데도 승수가 10승이 되지 않는다. 윌커슨은 31경기 11승8패 평균자책 3.99를 기록했다. 롯데의 유일한 10승 투수다. 이렇게 좋은 외인 구성을 했음에도 롯데는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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