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나는 자본주의자, 경영진·직원 모두의 친구될 것”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4. 9. 26.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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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주 펜실베이니아서 경제 정책 연설
일부 공약 ‘反시장적’ 논란 속 실용주의 표방
최대 무슬림 단체, 해리스 지지 선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5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경제 정책과 관련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5일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에서 가진 경제 정책 연설에서 “나는 자유시장을 믿는 자본주의자로 기업 경영진과 직원 모두의 친구가 될 것”이라며 “이념이 아닌 실용주의적 경제 정책을 펴겠다”고 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에서 해리스를 ‘카멀라 동지(Comrade Kamala)’라 부르며 공산주의자 프레임 씌우기를 시도하고, 법인세 인상 같은 해리스의 일부 공약은 반(反)기업적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리스가 ‘기회의 경제’란 슬로건 아래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하고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는 “해리스가 경제 이슈에 대한 유권자들의 회의론을 뒤집으려 한다”고 했다.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의 경합주이자 승부처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피츠버그 대도시권에서 얼마나 많은 유권자가 결집하느냐가 승패에 직결된다. 해리스는 “나는 강력한 중산층 형성을 내 대통령직을 결정짓는 목표이자 집권의 이유로 삼을 것임을 맹세한다”며 “우리는 중산층을 미국 번영의 엔진으로 키울 특별한 기회를 얻었다고 믿는다. 집권 시 1억 명 이상의 중산층이 세금 우대 혜택을 받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신생아에 대한 첫해 6000달러(약 800만원) 세액 공제, 영유아·노인 돌봄 비용 낮추기, 식료품 ‘바가지’ 가격 방지를 위한 연방 차원의 첫 입법 등을 공약했다.

해리스는 “나는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 일관되고 투명한 규칙이 안정적인 기업 환경을 창출해 미국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믿는 자본주의자”라며 “중산층 성장을 돕기 위해 민간 분야 기업들과 공조하는 데 헌신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조 가입을 허용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린 기업들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 스타트업에 대한 세액 공제액 10배 상향(5000달러→5만달러), 바이오·인공지능(AI)·양자 컴퓨팅 등 미래 산업 분야 선도적 지위를 위한 대규모 투자 등을 공약했다. 해리스는 트럼프에 대해 “일하는 미국인이 아닌 억만장자들의 친구”라며 “초고층 빌딩을 건설하고 배선 공사를 하는 사람들보다 그걸 소유한 사람들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식료품 값을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하는 유통업체를 제재하는 등 기업의 폭리(暴利)를 법으로 통제하겠다는 해리스의 공약을 놓고 반시장적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해리스 측은 지난달 법인세 세율도 “현행 21%에서 28%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혀 이를 15%까지 인하하겠다는 트럼프와 대비됐다. 이런 가운데 25일 이념에 기반한 정책이 아닌 실용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인데,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가 억만장자 워런 버핏의 말까지 인용해가며 온건파 부동층 유권자를 겨냥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 유권자들이 트럼프에 더 높은 점수를 줬던 경제 분야에서 해리스가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였을 당시 실시된 5개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도가 바이든을 12%포인트 앞섰지만, 해리스가 부상한 뒤 6%포인트까지 차이가 줄었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와 물가 안정, 소비 심리 개선 등이 요인으로 꼽혔다.

한편 미국 내 최대 규모 무슬림 권익 단체인 ‘임게이지 액션’은 이날 해리스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충돌 전쟁이 격화하면서 상당수 아랍계 미국인들이 바이든 정부의 중동 정책에 비판적인 상황에서 지지 선언이 나온 것이다. 이 단체는 “트럼프의 당선을 막아야 하기에 지지 선언에 나섰다”며 “해리스 후보의 비전을 지지하거나 모든 이슈에서 함께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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