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와 역경에서 브랜드를 지키는 선택, 모터스포츠
혼다, 마쯔다는 물론 여러 브랜드들이 입증해온 역사
토요타, '젊은 소비자' 유도를 위해 모터스포츠 분전
더불어 다양한 브랜드들의 ‘매력’ 역시 경험할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기도 하다. 일본의 자동차 시장은 가장 큰 지배력을 과시하는 토요타(Toyota)를 비롯해 혼다(Honda)와 닛산(Nissan) 등과 같은 ‘범용적인 브랜드’들은 물론이고 독특한 매력과 개성으로 무장한 ‘크고 작은 브랜드’ 역시 각자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브랜드들의 적극적인 모터스포츠 참여는 단순히 ‘자동차 마니아’들은 물론이고 이동수단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마저도 팬으로 만들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는 모습으로 ‘브랜드 활동의 긍정적인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일본의 자동차 산업이지만 정작 일본 정부는 다소 기이한 행보를 보이며 브랜드들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다.
실제 지난 1960년대, 일본은 전쟁 이후 ‘성장’을 이어가던 중 ‘수입차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산업합리화정책’을 예고하며 당대 일본 브랜드들의 통합 및 강제 폐지 계획을 밝혔다. 이는 ‘자동차 산업에 도전하는 신진 브랜드’에게 최악의 소식이었다.
정부 입장에서는 ‘수입차 브랜드들의 공세’로 인해 국산 브랜드가 위기를 겪기 전에 소수의 거대한 자국 브랜드 생태계를 만들어 대응하겠다는 의지는 충분히 이해될 일이었다. 다만 ‘기업의 자율성’을 무시하고 강제적이라는 부분은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모터사이클을 비롯해 자동차 관련 부분에서의 간접적인 경험을 쌓아 이제 막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 혼다 입장에서는 ‘자동차산업합리화정책’는 최악의 장벽이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자동차산업합리화정책’을 파쇄할 수 있는 ‘타개책’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그리고 혼다는 이내 당대 최고의 모터스포츠 대회이자 현재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가며 많은 팬들을 이끄는 모터스포츠 대회, ‘F1’에 출전하기로 결정한다. 자동차 시장 진출 2년 만에 F1 출전 선언 자체는 물론이고 ‘일본 브랜드의 F1 도전’은 그 자체로도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그대로 이러한 노력은 성과를 맺었다. 실제 1965년, 혼다는 첫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 무대에서 혼다, 일본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쾌거를 누렸다. 이러한 성과는 ‘자동차산업합리화정책’에서 혼다의 생존 이유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혼다의 F1 출전, 그리고 승리의 성과와 별개로 ‘자동차산업합리화정책’는 계획 단계에서 취소되었다.
1975년, 히로시마를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 마쯔다(Mazda)는 위기를 맞이했다. 오일쇼크로 인해 로터리 엔진이 탑재된 차량들의 실적이 하락했고, 브랜드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구조조정 및 비용 절감 등 다양한 부분에서의 변화를 추구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로터리 엔진의 경쟁력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40% 효율성 개선을 이뤄낸 RE-12A 엔진을 개발했다. 마쯔다는 이 엔진을 탑재한 1세대 RX-7를 선보이며 ‘오일쇼크의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결국 몇 번의 시즌은 테라다 요지로 및 일부 직원들이 제한적인 지원 및 자비 마련 등으로 소소한 규모로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 엔트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힘든 도전’에 나서서 말 그대로 ‘분전’했지만 포디엄과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었다.
이러한 모습에 마쯔다는 결국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 정복이라는 목표를브랜드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천 명의 직원들이 참여,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를 위한 로터리 엔진과 레이스카’를 개발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브랜드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전환된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 출전이었지만 정상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실제 RX-7를 기반으로 한 GTP 레이스카는 물론이고 717C, 727C 는 물론이고 767까지도 만족스러운 성과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그리고 1990년, 당대 최신의 R26B 로터리 엔진을 앞세워 700마력의 성능을 내는 787를 앞세워 재도전에 나섰지만 다시 한 번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더불어 1992년부터는 ‘로터리 엔진’을 사용할 수 없는 대회 규정으로 인해 ‘1991년’ 단 한 번의 기회가 남았다.
결국 선두로 달리던 메르세데스-벤츠 C11이 과열로 인해 피트인하며 787B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레이스 시작부터 끝가지 우수한 신뢰성을 자랑한 787B는 결국 선두에 오르고,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는 주행으로 체커를 받았다.
과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한 임원은 인터뷰를 통해 ‘모터스포츠 활동’에 대해 “모터스포츠는 자동차 브랜드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라며 “큰 비용이 들지만 모터스포츠 참여를 통해 브랜드가 얻게 될 수 있는 이점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1960년대 국가의 정책을 타파하기 위한 혼다의 F1 출전과 승리의 기록은 물론이고 전세계를 긴장시켰던 오일쇼크로 인해 ‘브랜드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던 순간, 이를 타파한 마쯔다의 노력과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의 도전은 이러한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과 같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 ‘모터스포츠는 자동차 브랜드의 권리이자 의무’라는 표현은 여전히 유효하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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