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부담? 레이예스에게는 에너지다… 이종범까지는 왔다, 호미페 좌절과 다를까

김태우 기자 2024. 9. 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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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 역대 두 번째 200안타는 물론, 역대 신기록까지 조준하고 있는 롯데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 ⓒ곽혜미 기자
▲ 레이예스는 팀의 140경기에 모두 나가 196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종범의 역대 4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외국인 선수 최다 안타 기록까지 3개, 역대 두 번째 200안타까지 4개, 그리고 서건창의 역대 기록까지는 5개를 남겨두고 있다. 잔여 경기는 4경기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포스트시즌 진출이 또 다시 좌절된 롯데지만, 김태형 롯데 감독은 25일 광주 KIA전에 사실상 정예 라인업을 꾸렸다. 올 시즌 롯데의 타선을 이끈 주축들이 모두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정상적으로 간다”고 했다. 선수 개별적으로 몸 상태를 보고 약간의 변화를 줄 수는 있지만 팬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역사적 기록에 도전하는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31)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백업 선수들이 대거 라인업에 들어서면 레이예스에 대한 견제가 더 심해진다. 하지만 앞뒤로 정예 멤버들이 있다면 투수들도 레이예스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더 많아진다. 타순도 올라왔다. 레이예스는 올해 4번 타순에서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섰고, 그 다음이 3번이었다. 그런데 24일 kt전에 이어 이날은 2번으로 타순을 1~2개 당겼다. 마음껏 기록에 도전하라는 의미다.

역사적인 대업이 눈앞에 있다. 레이예스는 25일 현재 시즌 140경기에서 타율 0.353, 15홈런, 107타점, 196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909를 기록 중이다. 뛰어난 안타 생산 능력이 성실함을 만나 빛을 발하고 있다. 레이예스는 올 시즌 타율 2위지만, 팀이 치른 140경기 모두에 묵묵히 나선 결과 196안타를 기록 중이다. 꿈의 200안타까지 4개가 남았다. 롯데는 아직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200안타 고지 점령은 굉장히 유력해졌다.

레이예스는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안타 2개를 더 보태며 200안타 가능성을 더 높였다. 특히 3회 안타는 팀의 결승타로 이어지는 2타점 적시타였다. 1-1로 맞선 3회 무사 2,3루에서 감각적인 콘택트로 내야를 반으로 갈라 중견수 앞으로 빠지는 적시타를 팀이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크게 일조했다.

역대 순위표를 계속 기어오르고 있다. 이제 레이예스는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순위에서 공동 4위까지 올랐다. 1994년 이종범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앞선 선수는 딱 두 명뿐이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는 2019년 197안타, 2020년 199안타를 기록했다. 이게 역대 2·3위 기록이다. 이 기록을 넘어서면 서건창(현 KIA·당시 넥센)의 기록 하나만 남는다. 2014년 서건창은 KBO리그 역사상 유일한 200안타 시즌(201안타)을 만들어냈다. 레이예스가 그 기록에 도전한다.

캠프 당시부터 안타 생산은 확실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파워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지만,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모두 공략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을 보여줬다. 여기에 스위치 히터로 기복도 심하지 않았다. 안타 하나는 말 그대로 정말 기가 막히게 꾸준했다. 올해 레이예스가 2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친 사례는 8번에 불과했다. 3경기 연속 무안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사실 200안타 도전 자체가 리그의 큰 화제인 만큼 이게 선수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조금 넓은 의미에서의 아홉수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 페르난데스도 2020년 200안타 달성이 굉장히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39번째 경기와 140번째 경기에서 무안타를 기록하면서 갑자기 확률이 확 떨어졌다. 마지막 7경기에서 4안타에 그쳤다. 최종은 199안타, 허탈한 결과였다. 2014년 서건창도 한창 좋았던 페이스가 200안타 고지를 앞두고 조금 떨어졌고, 마지막 4경기에서 5안타로 자신의 평균보다 못 미쳤다. 마지막 경기에서 200안타를 간신히 넘겼다. 레이예스도 여기까지 온 만큼 그런 압박을 받을 법하다.

▲ 레이예스는 200안타 도전에 대한 관심이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서 "팬 분들의 많은 관심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보다는 집중력을 더 끌어올려 주는 것 같다. 남은 경기 집중해서 팬 분들께 기쁨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레이예스는 그런 관심이 부담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에너지가 된다고 자신했다. 레이예스는 “팬 분들께서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것을 최근 느끼고 있다. 이런 관심 속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팬 분들의 많은 관심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보다는 집중력을 더 끌어올려 주는 것 같다. 남은 경기 집중해서 팬 분들께 기쁨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KBO 기록에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타순을 배려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어느 타순에 있든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막판 스퍼트를 다짐했다.

26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경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두산은 곽빈이 선발로 나선다. 아직 4위를 확정하지 못한 두산은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전날(25일) 쉰 만큼 불펜도 전원 동원이 가능하다. 레이예스는 올해 두산을 상대로 타율 0.333이라는 꽤 높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자신의 평균(.353)보다는 낮았다. 곽빈을 상대로는 타율 0.286을 기록했다.

롯데전에서 안타를 추가할 수 있다면 그 다음부터는 순위가 확정된 팀들과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월한 상대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 27일과 28일은 각각 홈에서 NC, KIA와 만난다. 이후 조금 쉬다 10월 1일 창원에서 NC와 시즌 최종전을 가진다. 올 시즌 레이예스는 KIA를 상대로 타율 0.370, NC를 상대로는 타율 0.293을 기록했다. 대업의 순간이 언제쯤 찾아올지는 롯데의 올 시즌 마지막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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