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남자 김종국 “합리적 씀씀이”

“돈 많이 버니?”

연예계 대표 ‘짠돌이’의 뼈 때리는 잔소리가 시작된다.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 고물가 시대 스타들이 나서 “아껴 쓰라” 조언한다.

25일부터 방송되는 MBC ‘짠남자’는 절약 습관이 몸에 밴 스타들이 동료 연예인 또는 이웃 집을 습격해 ‘낭비 습관’을 고쳐주는 프로그램이다.

부를 상징하는 ‘플렉스’, 즐기고 살자는 ‘욜로’ 인생을 살 것 같은 스타들이 나서 “아껴 쓰라” 하니 어딘가 모순돼 보이지만, 연예계 대표 절약왕 김종국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짠남자’는 앞서 5월 파일럿으로 선보이며 ‘간 보기’에 나섰고,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을 얻자 정규 편성되기에 이르렀다.

첫 방송에 앞서 서울 마포구 MBC 신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종국은 “평소 짠돌이라는 이야길 많이 듣고 살았다”며 “짠돌이라 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많은데 오히려 정반대 여야 맞지 않나. 그 표현이 자랑스러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짠남자’에서는 돈을 아껴 쓰는 이들을 ‘짠돌이’가 아닌 ‘소금이’라 부르기로 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쓸 돈을 안 쓸 때 스트레스가 풀린다. 여기에 내 돈뿐만 아니라 남의 돈도 아까워 “쓴소리”를 한다는 명분을 더했다.

김종국은 무조건 돈을 쓰지 말라는 게 아니라 “합리적 씀씀이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다.

그는 “예전엔 무작정 아꼈는데 이제는 ‘이 정도는 써야 하지 않나’는 질책도 한다”며 “‘많이 버니?’라 말하는 것처럼 소득 수준에 맞춰 현명한 소비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김종국은 스스로를 “이젠 쓸 덴 쓰는 소금”이라 했다.

그는 “너무 아끼면 자칫 비호감이 될 수 있다”며 “자신에겐 인색하고 (돈을)쓰지 않지만, 주위 사람에게는 잘 쓰는 모습으로 밸런스를 맞춰 가겠다. 버는 것보다 아끼는 게 더 쉽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