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강수 마포구청장 "끝없는 변화로 신촌·이대 상권에 KO 승"

김보선 2024. 9.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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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레드로드'·합정 '하늘길' 등 11개 상권 테마 조성
'효도밥상' 등 어르신 복지 성과→'저출생 대책'으로 바통
연말 '맘 카페' 이어 내년 '베이비시터 하우스' 개관 앞둬
"변화 멈추면 발길 끊겨…홍대 'K팝 성지'로 키우고파"

"길이 좋아야 경제가 살아납니다. 마포구 상권에 스토리를 입혀 새로운 길을 조성했더니 반응이 즉각적이었습니다. '네이밍 구청장'이라는 별명도 길에서 아이디어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얻게 된 거죠."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걷고싶은거리 버스킹존 인근에서 진행된 아이뉴스24와 대담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이 지난 23일 <아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상권 활성화' 성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329번째 '현장 구청장실' 일정을 위해 찾은 '홍대 레드로드' 현장에서다.

취임 3년 차를 맞은 박 구청장은 민선 8기 전반기 '상권 활성화'에 많은 공을 들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홍대·합정의 골목상권도 타격이 불가피했는데, '길이 좋아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철학으로 마포구 11개 상권을 중심으로 고유의 특색과 스토리를 담은 이색적 특화 거리를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홍대 레드로드'를 비롯해 '합정동 하늘길', '연남동 끼리끼리길'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네이밍 아이디어는 박 구청장 스스로 많이 낸다고 한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발명특허 및 실용신안 63건을 출원·등록했다.

이러한 특화거리를 찾는 발길이 골목상권 구석구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마포순환열차버스'도 운행을 앞두고 있다. 박 구청장은 "버스가 특화거리와 골목상권을 이어주며 관광 시너지 효과를 내면 인스턴트식 인기가 아니라 마포구 전체가 고루 관광명소로 사랑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 구청장은 마포구 대표 어르신 복지사업인 '효도밥상'이 인기리에 운영되면서 '효도 구청장'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단순 식사 제공을 넘어 건강과 일상생활을 세심하게 돌보는 '원스톱 맞춤형 노인복지 정책'인 효도밥상은 6개 급식기관에서 시작해 1년 5개월 만에 38기관으로 확대돼 매일 1200여 명의 어르신이 이용 중이다.

민선 8기 후반기에는 국가적 난제인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한 구 차원의 노력에 힘쓸 계획이다. 마포형 명품 어린이집인 '베이비시터 하우스', 온라인 맘카페를 현실화한 공간 '맘카페' 개관이 대표적이다.

박 구청장은 '마포구의 끊임 없는 변화'를 강조했다. 홍대의 경우 이미 서울 문화·예술·공연의 성지로 꼽히지만 '레드로드 페스티벌', '비보이 세계로 댄스 페스티벌, '사람을 보라 축제' 등을 꾸준히 기획해 수요를 더욱 확장하는 중이다. 오는 28~29일 열리는 '2024 레드로드 페스티벌' 예선에는 전국에서 1700여 명이 몰릴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그는 "홍대 특색을 살린 버스킹 공간도 더욱 확장해 레드로드를 K팝의 성지로 만들어 보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다음은 박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걷고싶은거리 버스킹존 인근에서 진행된 아이뉴스24와 대담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홍대 레드로드'는 어떤 곳인가

'홍대 레드로드'는 홍대에서 한강까지 이르는 특화거리다. 일단은 차와 사람이 섞여 다니던 도로에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다채로운 컬러와 디자인을 입혀 관광 매력을 더했다. 낡고 활용도가 낮은 시설물은 정비하고 문화·예술·공연의 성지답게 야외전시존, 버스킹존, 광장무대, 만남의광장을 새롭게 조성했다. 여기에 '레드로드 페스티벌', '비보이 세계로 댄스 페스티벌' 등 축제가 더해져 방문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효과는 매우 뚜렷했다. 레드로드가 있는 서교동 방문자 수는 조성 전과 비교해 4배 이상 늘었고, 이곳에 있는 한 헬스앤뷰티(H&B) 매장의 경우 매출이 409% 신장하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해 20대가 주말에 외식을 위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에 홍대·합정 상권이 1위로 꼽히기도 했다."

– '합정동 하늘길' 등 다른 특화거리 사업 추진도 활발하다

"마포구는 홍대, 합정 등 상권이 발달한 편인데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골목상권이 타격을 입었다. 마포구 골목지역 활성화를 위해 생각한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새로운 특성을 만들어 디자인과 스토리를 더한 새로운 길 조성에 나선 것이다. 용강동은 돼지갈비가 유명하고 연남동은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손에 꼽힌다. 합정동에는 절두산 성지가 있어 소원을 빌면 이루어질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

많은 상권이 이런 테마가 있다. '합정동 하늘길'은 레드로드의 후속 주자라고 할 수 있다. 합정역 7번 출구에서 마포새빛문화숲까지 이르는 길로, 레드로드와 대비해 하늘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합정동은 독립서점이나 이색 카페 등 특색 있는 상권을 갖췄을 뿐 아니라 한강 인근의 양화진 역사문화 공원, 절두산 성지 등 역사 문화자원도 풍성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이곳에서 간절히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스토리다. '길'과 '소원'이라는 테마로 차별화된 매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앞으로도 마포구 총 11개 상권을 중심으로 고유의 특색과 스토리를 담은 특화거리를 계속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2023년) 10월 할로윈 데이를 앞둔 주말,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홍대 레드로드 잔다리로(클럽거리)에서 인파 사고에 대비한 안전 관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마포구]

– 이러한 마포구의 특성으로 인해 축제가 많이 열리는 것 같다

"변화를 멈추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다. 끊임없는 변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노력은 상가들이 개별적으로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지자체가 함께 나서야 하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서대문구 신촌 먹자골목이나 이대 앞 상권이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고 경쟁이 심했지만 지금은 사실상 (그 지역을 상대로) 'KO 승'을 거둔 것 아닌가. 변화가 핵심 배경이라고 본다. 레드로드의 경우 '비보이 세계로 댄스 페스티벌, '사람을 보라 축제', '호국보훈 축제', '연말 카운트다운 축제' 등이 개최된다. 홍대 특색을 살린 버스킹 공간도 확대할 생각이다. 버스킹으로 인해 레드로드는 외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곳을 'K팝의 성지'로 만들어 보고 싶다."

– 민선 8기 주요 사업에 눈에 띄는 명칭들이 많다. '네이밍'에 각별한 철학이 있는 것 같다

"네이밍 아이디어는 대부분 직접 내는 편이다. 언론사를 운영하며 느낀 점이기도 하고 민선 8기 전반부를 지나오면서 구민을 위한 새롭고 혁신적인 사업들을 발굴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구민들이 사업 혜택을 제대로 누리도록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바로 이름이다. 일단 부르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직관적인 명칭이어야 한다. '효도밥상', '반찬공장', '마포직업소개소'가 대표적이다."

– '마포순환열차버스'가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특화거리가 계속 사랑받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마포구 구석구석의 숨은 골목까지 방문객을 확산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마포순환열차버스'를 올 하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기관차 모양의 감성디자인을 접목했다. 기존 관광버스와 달리 대로면 관광지가 아닌, 마포구 지역의 숨은 골목 명소를 다니게 된다. 반려동물 캠핑장, 홍대상상 축제거리, 끼리끼리거리, 경의선숲길 등 늘 사람이 넘치는 곳 외에 구석구석으로 사람들을 싣고 내리는 노선이다. 즉 특화거리와 골목상권을 잇는 '관광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서비스 준비를 마치고 버스 출고를 기다리는 단계다. 여기에 연계해 마포구 11개 상권을 활성화 할 '마포순환열차버스앱'을 개발 중이다. 열차버스 정보, 예매뿐 아니라 소상공인 음직점이나 주요 관광지 정보, 도보 내비게이션을 망라하는 서비스다."

– 최근 반려동물 캠핑장이 개장한 것을 비롯해 반려동물 관련 사업도 활발하다고 들었다

"마포구가 서울시 '펫세권' 1위다. 반려동물 관련 상권과 병원 같은 인프라가 가장 잘 마련됐다는 뜻이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행복추구를 위해 난지한강공원에 2863㎡ 규모의 캠핑장을 조성하고 9월부터 정식 개장했다. '도심 속 캠핑'이라는 주제에 맞춰 캠핑할 수 있는 데크, 반려견 어질리티, 피크닉존, 음수대, 반려동물 샤워실과 건조실 등을 조성했다. 캠핑 도구와 텐트도 저렴하게 대여할 수 있다. 앞서 8월에 이벤트로 마련한 '반려견 물놀이장'은 호응이 뜨거웠다. 이번 달에는 '반려동물 행동 교정 상담', '펫티켓 교육'도 준비했다. 마포구는 서울시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업체와 '이동식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걷고싶은거리 버스킹존 앞에서 아이뉴스24와 대담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4차산업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마포구는 미래를 위해 무엇을 계획하고 있나

"무엇보다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 마포구는 올해 지역 내 총 75개 학교에 57억 원의 교육경비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포구가 중시하는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천문과학 프로그램, 소프트웨어 교육, 스마트팜, 인공지능(AI), 드론, 자율주행 등의 4차산업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청년층에게는 청년창업취업지원센터를 통해 특성화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역시 AI, 챗GPT, 코딩, 증강현실(AR), 스마트팜, 드론 등 4차산업 중심의 취·창업 교육이 중심이다. 경력단절여성을 위해서도 AI 릴레이 특강을 진행 중이다. 인프라 면에서는 마포구청사 1층에 조성한 스마트팜을 16개 전체 동주민센터 유휴공간을 활용해 확대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민선 8기 후반기 구정 방향과 각오는

"국가적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구 차원의 노력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마포형 보육시설인 '베이비시터 하우스'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아침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아이 돌봄을 돕는 명품 어린이집 서비스로, 내년 개원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또 양육자들이 소통하며 정보를 얻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온라인 맘카페를 현실화한 공간 '맘카페'도 오는 12월 다섯 군데에서 동시에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춘기 자녀 가정의 가족관계 개선을 돕기 위한 '엄빠랑 데이'도 기획했다. 무엇보다 신경쓰는 것은 구민들의 행복 지수를 더욱 높이는 일이다.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주민들의 복지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실뿌리복지 전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시나 구 단위보다 더 촘촘한 '동 중심'의 복지 전달체계를 마련해서 모든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복지를 구현하는 일이다."

■대담=엄판도 아이뉴스24 편집국장

■정리=김보선 기자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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