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른이잖아요" 이소영, IBK 날개 달고 날아오를까? 김호철 감독 향한 신뢰 [인터뷰]

김영록 2024. 9.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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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더 필요로 하는 팀에서 뛰고 싶었다."

이소영은 "김호철 감독님은 피드백이 확실한 분이더라. 전 처음 겪어보는 감독님인데, 이제 나이가 서른이다보니 감독님이 농담 섞어 한마디 하시면 속뜻까지 다 알아듣게 됐다"면서 "할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약속드렸다"고 강조했다.

팀을 이끌어야할 황민경과 이소영, 그리고 더이상 막내가 아닌 이주아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소영은 "(이)주아는 꼬꼬마 때부터 대표팀에서 봐왔는데, 많이 능글맞아졌더라"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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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이소영

[용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나를 더 필요로 하는 팀에서 뛰고 싶었다."

어느덧 데뷔 13년차 시즌을 앞두고 있다. 전처럼 돌고래같은 탄력을 지니진 못했지만, 파워풀한 공격력과 견고한 수비를 두루 갖춘 베테랑 아웃사이드히터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이소영(30)은 올여름 IBK기업은행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데뷔 팀이었던 GS칼텍스, 정관장을 거쳐 3번째 팀이다. 3년 총액 21억원(연봉 4억5000만원, 옵션 2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기업은행 기흥 연수원에서 이소영을 만났다. 비시즌은 곧 이소영에겐 재활의 시간이기도 했다. 고질적인 어깨 통증에 정관장 시절 시즌 막판 당한 발목 인대 파열까지 더해졌다.

사진제공=IBK기업은행

이제 이소영은 그간의 부상은 잊고 현재에 집중하고자 한다. 통영도드람컵(KOVO컵)을 앞두고 한창 몸관리를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 그는 "발목은 아직 좀 굳어있는 느낌이 있지만, 잘 풀고 나면 괜찮다. 어깨는 안고 가는 부상이라 여전히 통증이 있지만, 견딜만하다"고 했다.

팀을 옮긴 과정에 대해 물으니 "고민이 많았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환경, 나를 더 필요로 하는 팀이 최우선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적은 특별한 조언을 듣기보단 스스로 결정했다. 프로 아닌가"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소영은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의 러브콜이 돌직구처럼 직설적인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현대캐피탈 시절 김호철 감독은 굳이 FA 영입을 위해 직접 나서지 않았다.

여자배구로 옮긴 뒤론 달라졌다. 그는 이소영과 직접 만나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자신의 시즌 플랜을 상세히 설명한 뒤 "지금 결정해달라. 같이 하면 하고, 아니면 함께 못 가는 것"이라고 강하게 설득했다. 기어코 그 자리에서 이소영의 사인을 받아냈다.

연습중인 기업은행 이소영. 김영록 기자

활활 타오르는 '레이저빔' 시선은 여전하지만, 이제 배구계를 대표하는 '용장'도 많이 부드러워졌다. 이소영은 "김호철 감독님은 피드백이 확실한 분이더라. 전 처음 겪어보는 감독님인데, 이제 나이가 서른이다보니 감독님이 농담 섞어 한마디 하시면 속뜻까지 다 알아듣게 됐다"면서 "할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약속드렸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FA 이소영-이주아의 보상선수로 표승주-임혜림을 보냈고, 신연경-(흥국생명)김채연, 김현정-(도로공사)고의정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그 결과 기업은행은 2021~2022시즌 도중 서남원 전 감독이 사임하고 김호철 감독이 부임한 이래 선수 구성이 완전히 바뀌었다. '국가대표 3총사' 김수지 표승주 신연경이 차례로 팀을 떠났고, 당시 멤버 중 김희진, 육서영, 최정민, 김하경만 남아있다.

팀을 이끌어야할 황민경과 이소영, 그리고 더이상 막내가 아닌 이주아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소영은 "(이)주아는 꼬꼬마 때부터 대표팀에서 봐왔는데, 많이 능글맞아졌더라"라며 웃었다.

"나 자신이 갖는 기대감도 있지만, 사실 매년 부담감이 더 커지는 느낌이다. 당장 코보컵부터가 걱정이다. 모두가 내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IBK기업은행 이소영

이소영이 꼽은 새 시즌 가장 위협이 되는 팀은 역시 '배구황제' 김연경의 흥국생명이다. 디펜딩챔피언 현대건설, 강소휘가 합류한 도로공사 등도 만만치 않다. 이어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장소연 신임 감독이 이끄는)페퍼저축은행도 올해 전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자배구에서 서른은 적지 않은 나이다. 이소영은 "GS칼텍스 시절엔 정말 눈만 봐도 생각이 통했다. 그런 아우라가 있었다. 이제 예전 같은 점프력은 나오지 않는다"면서도 스스로를 다잡았다.

"결국 언니들이 해야할 역할이 있지 않나. 나랑 (황)민경 언니가 끌고 가야하는 팀이다. 아프지만 않으면 좋겠다. 건강한 모습으로 팬들께 인사드리고 싶다."

용인=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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