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숙박 퇴실시간 11시, 그때부터 돈버는 '이 회사'의 사업 비결

최태범 기자 2024. 9.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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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이동희 열한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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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 열한시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호텔을 비롯한 주요 숙박업소의 퇴실 시간은 보통 오전 11시다. 손님들은 이 시간이면 떠나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하우스키핑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로 시작해 B2B 공간관리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는 '열한시'다.

이동희 열한시 대표는 2015년 출장 세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O2O 플랫폼 '차케어'를 창업해 2019년 쏘카에 매각하며 엑싯한 경험이 있는 연쇄 창업자다. 열한시는 2021년 설립했다.

이동희 대표는 "차케어와 열한시의 초기 시장 진입 방법이 비슷하다. 출장 세차도 인력을 기반으로, 청소와 같은 하우스키핑도 인력을 기반으로 한다"며 "객체가 달라졌을 뿐 뒤에서 돌아가는 운영 형태는 유사점이 있다"고 했다.
온디맨드 방식으로 숙박시설 고정비 절감
/그래픽=윤선정
기존 하우스키핑이 외국인 노동자 또는 전통적인 인력사무소를 통해 건물 전체에 대한 서비스를 일괄 제공했다면 열한시는 위탁운영업체를 통한 '온디맨드' 방식, 즉 사용자의 요청에 응답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 500여명의 하우스키퍼 인재풀을 확보했으며 △데이터 기반 맞춤형 하우스키핑 컨설팅 △객실 상황에 맞는 유동적인 인력관리 △청소 방식의 표준화 △실시간 관제시스템 등이 강점이다.

이 대표는 "월급제·도급제·파견 형태로 해오던 방식을 온디맨드를 통해 객실당 유닛 비용으로 환산했다"며 "호텔은 성수기·비성수기 등 각 상황에 맞는 하우스키핑 서비스를 공급받을 수 있어 고정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를 3~4명 뽑아 월급을 주면서 청소를 시키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제는 외국인 노동자의 급여도 많이 오른데다 인원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단순히 청소만 하는 것으로는 호텔의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 전문적인 케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를 기반으로 다양한 공간 사업 확장
열한시가 현재 관리하는 객실 규모는 6000여개에 달한다. 월 거래액은 약 13억원을 기록 중이며, 다음달에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차케어 때보다 열한시가 타겟하는 시장이 더욱 크다고 봤다. 그는 "전체 호텔시장 규모가 약 14조원 정도라고 하면 청소 영역은 20% 정도를 차지한다"며 "특히 열한시는 청소만 하는 게 아니라 '공간'을 케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카카오톡이 메신저 서비스로 시작해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했듯 열한시는 하우스키핑을 시작으로 호텔 린넨 렌탈 서비스와 청소용품 커머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이 대표는 "공간을 관리하는 케어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며 "저렴하면서도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위탁운영 업체를 지속 확보해 호텔이 더욱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품질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는 "하우스키핑이 완료된 후 사진을 찍어 올리도록 했다. 하우스키퍼들이 청소를 못하지 않지만 이런 절차를 통해 실수를 줄일 수 있다"며 "한 달에 이뤄지는 6만여건의 청소 중 컴플레인 비율은 0.01% 수준"이라고 했다.
공간 MRO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이동희 열한시 대표(왼쪽)와 최경주 라이넨스 대표가 고품질 린넨 렌탈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열한시 제공
열한시는 호텔·숙박을 넘어 공간관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호텔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품질이면 다른 공간으로도 충분히 확장 가능하다. 공간에 대한 MRO(유지·보수·운영) 서비스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열한시는 스터디카페 브랜드인 '작심'의 공간들도 관리 중이다. 그는 "공간관리 트렌드 자체가 전문적인 아웃소싱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며 "관리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해당 공간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위탁운영사는 더욱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한편 열한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24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선정돼 프프로그램 운영을 맡은 AC(액셀러레이터) MYSC(엠와이소셜컴퍼니)로부터 경영 컨설팅과 투자유치, 대기업 파트너 연계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힘든 일을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고 관련 인력을 관리하는 일조차 힘들어지는 사회가 되고 있다. 최소한의 관리직으로 인력을 관리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며 "열한시는 인력난을 해소하고 공간관리 문제를 해소하는 도구이자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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